"고물가에 구내식당 가자"…수익성 희비 갈린 식자재 유통사

식자재 유통사 모두 매출↑…영업이익은 삼성웰스토리·현대그린푸드만 웃어
단체 급식사업 비중 영향…"고환율로 원자재 수입도 부담"

삼성웰스토리 본사 전경(삼성웰스토리 제공)
삼성웰스토리 본사 전경(삼성웰스토리 제공)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시장에서 사 먹는 김밥마저 높아진 가격 탓에 '금(金)밥'으로 불릴 만큼 '런치플레이션'이 무섭다. 소비자들은 외식 대신 구내식당을 택하면서 식자재 유통사들의 매출이 모두 뛰어올랐다. 다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희비가 갈리는 모습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식자재 유통사들 매출은 모두 상승세를 보였다. 각 사 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CJ프레시웨이(051500)의 매출은 3조 2248억 원으로 전년 대비 4.9% 늘었다.

삼성웰스토리는 지난해 매출 3조 181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1% 증가했다. 현대그린푸드(453340)도 매출 2조 2704억 원으로 전년 대비 24.3% 점프했다. 아워홈은 매출이 2조 2440억 원으로 13.1% 증가해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신세계푸드(031440) 역시 매출은 3.1% 증가한 1조 5348억 원을 달성했다.

이같은 식자재 유통업체들의 매출 신장은 구내식당 매출 증가 영향이 크다. 외식 물가 부담에 직장인들이 외부 식당을 찾기보단 사내 구내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겼기 때문이다.

식자재 유통업체들은 스타 셰프를 구내식당으로 초청하거나 줄 서서 기다려야 하는 인기 식당과 협업한 메뉴들을 선보이면서 적극적인 수주 경쟁을 펼치는 상황이다.

CJ프레시웨이 본사 사진(CJ프레시웨이제공)
CJ프레시웨이 본사 사진(CJ프레시웨이제공)

매출은 모두 증가했지만, 영업이익 갈려…"단체급식 비중 달라"

매출 호실적에도 수익성 측면에서는 업체마다 표정이 달랐다.

삼성웰스토리는 영업이익도 155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9% 뛰어올랐다. 당기순이익도 1173억 원으로 역시 13.7% 증가했다. 현대그린푸드도 지난해 영업이익은 966억 원으로 전년 대비 49.1% 급증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CJ프레시웨이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94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 내렸다. 매출은 업계 1위였지만, 영업이익은 3위 업체인 현대그린푸드보다 못했다.

오랜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아워홈도 영업이익이 887억 원으로 전년 대비 5.9% 줄었다. 아워홈 측에서는 "원가와 인건비 등 운영비용 상승으로 인해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소폭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푸드는 법원 판결에 따른 충당부채를 반영해 전년 대비 21.4% 줄어든 208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아워홈 마곡 본사 전경.(아워홈 제공)

이같은 실적 차이는 사업 구조가 갈랐다는 평가다. 삼성웰스토리는 단체 급식 사업이 매출 비중의 60% 정도 차지해 가장 크지만, CJ프레시웨이는 외식업체에 식자재를 유통하는 유통업 비중이 더 크다. 소비자들이 외식에서 구내식당으로 옮겨지는 데 있어서 반대 효과가 났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고환율 등으로 수입해서 써야 하는 재료들의 부담도 적지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인기 레스토랑과 구내식당이 협업 메뉴를 내놓는 등의 사업은 고단가 사업장에서만 가능해 이런 부분도 수익성에서 차이를 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