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여 보다 시간외매수 택했다"…정용진의 '책임경영' 자신감(종합)
20% 할증 주당 7만6800원에…증여·매수중 매수 택해
"지배력 높여 책임경영 강화"…이마트 성장우려 불식 의미도
- 서미선 기자, 윤수희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윤수희 기자 = 정용진 신세계(004170)그룹 회장이 사재로 모친인 이명희 총괄회장이 보유한 이마트(139480) 지분 전량을 시간외매매로 매수한다. 불확실한 대내외 경영 환경 속 이마트 최대주주로 지배력을 높여 책임경영을 강화한다는 의미에서다.
이마트의 지속 성장에 대한 시장 일각의 우려도 대주주의 이같은 행보를 통해 불식시키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마트는 10일 정 회장이 이 총괄회장이 보유한 이마트 지분 10%를 매수하는 거래계획보고서를 공시했다.
정 회장은 2월 10일부터 3월 11일까지 30거래일간 시간외매매를 통해 이 총괄회장이 보유한 이마트 보통주 278만7582주를 주당 7만6800원에 사들인다.
법인세법 시행령 제89조 제1항 단서에 따라 시간외 대량매매의 방법으로 거래하며, 주당 가격은 보고서 작성 기준일 전일 종가를 기준으로 20% 할증된 것이다.
총 거래금액은 2140억8629만7600원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인수 자금은 현금, 개인 보유 자산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이 이 총괄회장 지분을 모두 인수하면 정 회장의 이마트 지분율은 18.56%에서 28.56%가 된다.
정 회장은 이 총괄회장 보유 이마트 지분에 대해 증여와 매수 중 매수를 택했다.
이 총괄회장도 이번 친족 간 지분 거래를 통해 수백억 원의 양도소득세를 납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 관계자는 "정 회장은 20% 할증된 가격으로 매수한 뒤 차후 증여받을 때 또 증여세를 내고 사야 하는 상황으로 증여세 회피 목적은 아니다"며 "그럼에도 매수를 택한 건 성과주의로 평가받겠다는 정 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정용진 회장과 정유경 회장은 2006년 부친 정재은 명예회장으로부터 지분을 물려받을 때 3500억 원 증여세를 신세계 주식으로 현물납부했다. 2020년엔 2962억 원의 증여세를 자신들이 보유한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을 담보로 제공해 분할납부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번 주식 매매 계획은 정 회장이 이마트 최대주주로 성과주의에 입각한 책임경영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 속에서 개인 자산을 투입해 부담을 지고서라도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책임 의식과 자신감을 시장에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신세계 지배구조상 정 회장과 정유경 회장 남매는 이마트 지분 18.56%, 신세계 지분 18.56%를 각각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 총괄회장은 현재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을 10%씩 보유 중이다.
이 총괄회장이 보유한 신세계 지분을 어떻게 처분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 총괄회장이 지분을 넘기면 정유경 회장도 28.56%의 ㈜신세계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지난해 10월 발표된 이마트-㈜신세계 계열분리 후속 조치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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