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빅3 딜레마 된 면세점…조직 통폐합·영업 단축 '고삐'
희망 퇴직에 폐점 등 슬림화 불구 임대료·고환율 타격
관광객·브랜드 유치 난제 속 면세 사업 재편 불가피
- 김명신 기자
(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 국내외 고객 감소와 정국 불안, 고환율 등 대내외 악재에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면세점 업계가 조직 통폐합과 상업고객 의존도 축소 등 내실 다지기에 고삐를 죈다.
지방 점포 폐점과 매장 효율화 작업을 통한 슬림화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공항 면세점을 중심으로 한 재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마케팅부문을 통폐합했다. 상업성 고객(중국 따이공) 매출 비중을 줄이고 수익성 강화 차원으로, 기존 마케팅팀과 커뮤니케이션팀, 여행사 등 상업성 고객 담당 부서들이 하나로 통합됐다. 기존 신성장부문은 없어졌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기존 따이궁(보따리상) 매출 비중이 너무 높아 대체안으로 개인 관광객이나 내국인 매출을 늘리는 마케팅 강화 차원의 조직 개편이 이뤄졌다"면서 "상업성 고객 담당 부서들의 통폐합으로 개별 프로모션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면세점은 부산 센텀시티몰 안에 위치한 부산점 폐점을 검토 중인 가운데 영업 일수를 축소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희망퇴직을 단행하면서 인원 공백에 따른 대응 차원이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부산 법인을 중심으로 대규모 인원이 감축됐으며 그로 인해 주 7일 영업일에서 5일 영업일로 변경됐다"면서 "비상경영TF를 지속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롯데면세점도 지난해 8월 단행한 희망퇴직을 통해 150명이 넘는 인원 감축이 단행됐다. 전체 1000여 명 중 15%나 짐을 싼 셈이다.
국내외 면세점 이용객 감소와 고환율 등으로 가격경쟁력에서도 뒤처지면서 올해도 고전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면세점들은 슬림화 작업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신세계면세점은 부산점의 폐점이 예상되면서 서울 명동점과 부산점, 인천공항점 중 본점 격인 명동점만 남기고 시내 면세점 종료를 예고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앞서 2021년 7월 강남점도 폐점한 바 있다.
시내 면세점 폐점이 현실화되면서 업계 미칠 여파도 주목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부산점은 지난해 10월 영업 면적을 기존 대비 25% 줄이면서 효율화에 나섰지만 결국 폐점 수순을 밟고 있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명동점과 잠실월드타워점, 부산 서면점, 제주 시티호텔점을 운영 중인 가운데 전 지점 영업 면적을 축소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지방 면세점은 서울이나 공항 면세점보다 회복세가 더딘 상황으로, 특히 부산의 경우 일본 고객이 급감하면서 타격이 크다"면서 "2개층에서 1개층으로 축소했으며 이외에 모든 매장 효율화(축소) 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면세점의 경우 그나마 선방하면서 아직까지 폐점이나 희망퇴직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지방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지 않은 데다 (낮은 입찰가에 따른)인천공항 임대료도 타사 대비 저렴해 매출 타격이나 인건비, 임대료 등 비용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방 공항 국제선 회복 부진과 환율 상승세 전망 속 기준환율 인상안도 내놓지 못하면서 고객 급감에 매출 하락, 국내외 브랜드 철수 등 악순환으로 시내 면세점들이 문을 닫고 있는 지경"이라면서 "매출 감소를 감안하더라도 상업적 고객 의존도와 시내 면세점 축소 등 내실 경영에 중점을 두면서 버티는 전략으로 사활을 걸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lil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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