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브랜드도 예외없다"…무신사, 허위광고 브랜드 퇴점 조치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지난해말 스토어 내에서 각종 이슈로 정책을 위반한 국내 브랜드 라퍼지스토어를 최종 퇴점시켰다.

특히 라퍼지스토어는 무신사가 직접 투자한 브랜드로 투자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퇴점 결정을 해 이목이 쏠린다.

3일 패션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지난해 12월 27일 공식 뉴스룸을 통해 오는 4월 1일부로 슬로우스탠다드가 운영하는 패션 브랜드 라퍼지스토어가 무신사와 29CM에서 공식 퇴점한다고 발표했다.

무신사는 이미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라퍼지스토어 상품 판매를 전면 중단했으며 올 1월 1일부터는 29CM에서도 모든 상품 리스트가 삭제됐다.

이는 해당 브랜드가 무신사에서 운영하고 있는 안전 거래 정책 중에서 △허위과장광고 △디자인 도용 등을 3회 이상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무신사에 따르면 라퍼지스토어는 워크자켓 부자재 위조품 사용, 패딩 점퍼 디자인 도용, 패딩 점퍼 충전재 혼용률 허위광고 등의 문제를 일으켰다.

무신사는 이러한 브랜드의 정책 위반 사실을 파악한 직후부터 진행 경과와 조치 결과 등을 모두 투명하게 온라인을 통해 공개했다. 지난해 12월 16일에 첫 번째 게시물을 올린 이후 12월 18일, 12월 27일까지 3회에 걸쳐서 무신사의 안전 거래 정책 소개, 위반 사항 확인, 최종 처분 등을 대외적으로 발표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e커머스 시장에서 입점 브랜드가 문제를 일으키거나 논란이 되면 이를 숨기거나 공개되지 않도록 막는 데 급급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며 무신사의 행보에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상품 위탁 판매 및 거래 중개가 핵심인 e커머스 플랫폼에서 사업자를 퇴점시킨 것만으로도 주목할 만한 일인데, 일련의 과정을 모두 투명하게 공개했다는 점에서 파격적으로 평가 된다.

게다가 라퍼지스토어를 운영하는 슬로우스탠다드의 경우 무신사가 투자를 단행해 지분을 갖고 있는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이번 퇴점 조치는 무신사가 투자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처리 과정을 모두 공개했다.

유통 업계에서는 통상적으로 e커머스 업체 대부분이 입점 브랜드 혹은 판매 상품에 문제가 생겼을 때 판매자와 비공식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 플랫폼의 경우에도 "통신판매중개자로서 통신판매의 당사자가 아니다"라는 점을 고지해, 이용자에게 재산상 손해가 발생했다 하더라도 연대 책임을 피해갈 수 있도록 했다.

반면 무신사는 일반 고객이 다 볼 수 있는 공간에 모든 조치 사항을 보여줬다. 중개 플랫폼으로서 소비자 신뢰에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무신사는 패션 생태계 활성화와 브랜드 보호, 고객 신뢰 등을 명목으로 2023년 8월부터 자체적으로 '지식재산권 보호위원회'도 설립해 운영 중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패션을 좋아하는 사람들 간의 정보 공유를 돕는 커뮤니티에서 출발한 무신사는 '고객을 최우선'에 둔 의사결정을 바탕으로 한다"며 "이번 사태에도 '고객 마인드'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jinn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