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신년사 키워드는…"위기의 해, 변화·쇄신·도전"

신동빈 "혁신 없이 더 큰 위기"…정용진 "몸 사릴 이유 없다"
손경식 "초격차 경쟁력 확보"…정지선 "변화 대응해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대내외적으로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한 유통·식품업계 총수들은 2025년 을사년(乙巳年)을 '절체절명의 기로'라 전제하며 '쇄신과 변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물가, 고환율, 트럼프 정부 2기 출범에 따른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등의 불확실성 속에서 임직원들의 도전 정신과 혁신 DNA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신동빈 롯데(004990) 회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올해 경제 상황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며 혁신 없이는 더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신 회장은 핵심사업의 경쟁력을 회복해 지속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하며, 시장의 기대를 충족하고 다시 성장하기 위해 올 한 해 강도 높은 쇄신을 당부했다.

신 회장은 "체질 개선을 통해 재도약의 토대를 다지고 재무 건전성을 높여야 한다. 불필요한 업무나 효율성을 저해하는 사항이 없는지 돌아보라"며 "변화와 혁신은 두려움과 고통을 수반하지만, 이를 극복해야 한 단계 더 성장하고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고 독려했다.

정용진 신세계(004170)그룹 회장은 "고물가와 불경기 등으로 시장 상황이 나쁘지만, 이럴 때도 기업은 도전하고 성장해야 한다"며 "경쟁자를 압도할 수 있는 본업 경쟁력에서 답을 찾는 게 핵심"이라고 제시했다.

그는 "오늘의 신세계그룹을 있게 한 성장 엔진은 '본업'으로, 본업 경쟁력은 늘 새로움을 갈망하는 '1등 고객'을 기반으로 한다"며 "1등 고객을 제대로 아는 게 우리의 본업이고 1등 고객이 우리를 아는 게 바로 경쟁력"이라 밝혔다.

그러면서 "2025년은 또다시 혁신하고 변화할 적기"라며 "지금 우리는 몸을 사릴 이유가 없다. 1등 고객이 어디로 향하는지 치열하게 읽고 실행해 달라"고 주문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왼쪽)과 정지선 현대백화점 그룹 회장.

손경식 CJ(001040)그룹 회장은 사내 방송을 통해 발표한 '2025년 신년사'에서 '위기'란 단어를 8차례나 언급하며 "올 한해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절호의 기회로 만들 수 있고, 시장에서 도태될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기로에 서 있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근본적인 경쟁력 없이 단기적 대응에만 급급하면 대내외 경영환경이 변화할 때 심각한 위기를 맞을 수 있다"며 "각 사업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뿌리 깊게 확보하고 있을 때 복합적인 위기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고 역설했다.

더불어 "위기 속에서 도전적인 자세를 가질 때 그룹의 성장과 발전을 이뤄낼 수 있다. 글로벌 시장을 향한 도전을 가속함으로써 성장성을 되찾는 해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주문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069960)그룹 회장은 "관습적으로 일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더 나은 방법을 찾고 적용해 가면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서로를 믿고 도우면서 함께 변화의 파고에 맞서 힘차게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정지선 회장은 "새로운 시도는 익숙함을 버려야 하는 수고가 따르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갖게 하지만, 그러한 성장통의 과정을 겪어야만 성공이란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자신감을 갖고 기존 사업의 차별 경쟁력을 지속해서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또한 신규사업을 빠르게 추진해 성장 기회를 선점해야 한다며 "고객 중심적 사고와 이해관계자의 신뢰를 최우선으로 두고 외부의 다양한 파트너와 원활한 협력을 통해 새로운 시도를 적극적으로 실천하면서 시장 변화에 대응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y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