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家 3세 김동선, 아워홈 인수에 조단위 베팅 "괜찮나?"

동종업계 대비 과도한 가격…급식·HMR이 푸드테크 부합한지도 물음표
우선매수권 법정 공방 가능성도…한화 측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 없어"

아워홈 마곡 본사 전경.(아워홈 제공)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한화그룹 3세 김동선 부사장이 추진하고 있는 아워홈 인수가 속도를 내고 있다.

인수시 김 부사장이 내세우고 있는 '푸드 테크' 관련 사업이 힘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일각에서는 인수 가격이 과도하고,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재계 순위 7위 한화그룹이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 되지 않은 범LG가 아워홈 인수에 나섰다는 점도 재계에 뒷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 8월 아워홈 지분에 대한 주식거래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수는 한화그룹 오너일가 3세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452260)·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주도하고 있어 업계의 관심이 크다.

한화 측은 지분 100% 인수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내년 초 주식 매매계약(SPA)를 체결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최근 김 부사장은 미래 먹거리 비전으로 '푸드테크'를 내세우면서 사업 범위를 확장하고 있어 아워홈 인수에서 시너지를 기대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인수 가격과 부족한 시너지 효과, 여전한 아워홈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다.

업계에 따르면 한화 측은 아워홈의 지분 100% 가치를 1조5000억 원으로 추산해 인수에 나서고 있다. 한화 측은 부족한 인수자금을 채우기 위해 국내 사모펀드(PEF) IMM크레딧솔루션을 재무적투자자(FI)로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아워홈 오너 일가의 지분은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38.56%)과 장녀 구미현 회장(19.28%)이 연합해 경영권을 갖고 있고, 경영권 분쟁에서 밀려난 막내 구지은 전 부회장이 20.67%, 차녀인 구명진 씨가 19.6%를 보유 중이다.

추산된 주가 1조5000억 원에 아워홈의 지난해 부채(약 5000억 원), 지난해 EBITDA 1600억 원 등을 계산하면 가치평가핵심지표(EV/EBITDA)는 약 11배 값이 나온다. 동종업계인 현대그린푸드가 4.4배, CJ프레시웨이가 3.9배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크게 높은 수준이다.

실제 김동선 부사장이 제시한 금액은 구지은 전 부회장 측이 지분 인수를 위해 실사한 뒤 책정한 금액 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높은 가격을 주고 인수할 수도 있지만, 아워홈의 높은 성장 가능성은 물음표다. 아워홈 역시 혁신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AI 도입에 적극 노력하고는 있으나 근간은 비교적 전통 사업에 속하는 단체 급식·식자재 유통업이다.

급식·식자재 유통 시장은 아워홈뿐 아니라 삼성웰스토리, 현대그린푸드, CJ프레시웨이, 신세계푸드 등 대기업 계열사들의 경쟁이 치열해 압도적인 성장을 이뤄내기도 어렵다.

아워홈이 부사장의 전략과 부합하는 업체인지도 업계에서는 의구심을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급식과 HMR을 '신사업'으로 볼 수 있나. 외식 사업과는 시너지가 있겠지만, 성장 전망이 아주 좋진 않다"고 우려했다.

앞서 구본성 전 부회장 측은 한화 측과 인수를 추진하기 전 막냇동생인 구지은 전 부회장 측에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문의했고, 구지은 전 부회장은 과도하게 높은 지분 가격에 책정 근거 등을 요구했지만, 답을 받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구본성 전 부회장은 이를 우선매수권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매각을 추진하는 것인데, 우선매수권의 사용 여부를 두고 법적 공방 가능성도 남아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측에서는 인수 진행 상황에 대해 "다양한 부문의 사업을 검토 중이긴 하나,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