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인생 파데·립' 만나고 싶다면?…헤라 커스텀 매치 서비스 체험기
125개 색상 파운데이션, 2000여 개 조합 립스틱 제안
독자 기기로 피부 진단…아모레, 맞춤형 화장품 시장 선도
- 김진희 기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파운데이션 톤 17C2, 립스틱 컬러 H144.
125개 색상의 파운데이션과 2000여 개 조합의 립스틱 중 기자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최적의' 제품이 탄생했다.
24일 오후 서울 성수동 소재 아모레 성수를 찾았다. 힙하기로 유명한 성수동을 '생얼'로 방문하려니 어딘가 부끄러웠지만, 내게 맞는 화장품을 통해 앞으로 더욱 빛날 모습을 생각하며 용기를 냈다.
아모레퍼시픽(090430) 주력 브랜드인 헤라는 아모레 성수에서 맞춤형 파운데이션과 립을 제조해 주는 '실키 스테이 커스텀 매치', '센슈얼 립 커스텀 매치'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헤라의 커스텀 매치 서비스는 아모레퍼시픽의 전문적인 피부 색채 연구와 인공지능(AI)을 바탕으로 한 헤라만의 컬러 진단 솔루션을 융합해 피부에 따라 최적화된 메이크업 제품을 제안하는 개인 맞춤형 화장품 서비스다.
예약 시간에 맞춰 아모레 성수를 방문해 커스텀 매치 공간에 위치한 화장대에 앉았다.
피부 진단 및 제품 제조에 앞서 아모레퍼시픽 소속 전문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피부타입, 피부 고민, 평소 메이크업 스타일 등 간단한 기초 상담을 진행했다.
이후 카이스트 특허 기술이 탑재된 프로그램으로 피부 톤을 측정했다. 인중 옆, 볼 밑 부분에 피부 진단기기를 대고 카메라로 촬영하면 순식간에 측정이 완료됐다.
헤라의 대표 제품인 '실키 스테이 파운데이션'을 총 125개 색상으로 구성해 개인의 피부 톤에 최적화된 제품을 선택할 수 있었다.
기성품 파운데이션은 13호부터 27호까지 있다면 이곳에서는 3호에서 35호까지 더 다양한 색상을 구비하고 있었다. 또 쿨톤, 뉴트럴톤, 웜톤에 따라 조합도 가능했다. 색상과 톤을 조합하면 100여 개의 파운데이션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측정 결과 기자의 피부톤은 19C2. 즉 19호 쿨톤. 아모레 성수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피부가 핑크 빛을 띨수록 쿨톤에 해당하는데 이를 살리고 싶으면 C(쿨톤) 계열, 가리고 싶으면 N(뉴트럴톤) 계열을 택하면 된다"며 "홍조가 어두운 피부 톤으로 인식돼 화사한 메이크업을 원할 경우 톤을 밝게 조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기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3가지 컬러를 선택해 발라봤다. 기자의 취향과 메이크업 아티스트 제안을 반영해 이마 색상에 가깝게 좀 더 밝은 색상의 17호, 홍조는 커버하면서도 자연스러운 톤을 유지하기 위해 쿨톤으로 최종 결정지었다.
이어 전문 교육을 받은 조제 관리사가 현장에서 바로 파운데이션을 제조에 나섰다. 조제 관리사가 피부색과 톤을 입력하자 파운데이션을 제작하는 로봇이 가동됐다. 로봇이 제품을 제작하는 시간은 채 10분이 걸리지 않았다.
립 제품 제조 과정도 파운데이션 제조와 비슷했다. '센슈얼 립 커스텀 매치' 서비스는 헤라의 대표 제품인 '센슈얼 립'을 벨벳·글로스·플럼핑 3가지의 제형과 142개 컬러, 5가지 향으로 구성해 고객 개개인의 피부 톤과 취향에 맞춰 제품을 제공하는 방식이었다.
이를 조합해 만들어질 수 있는 립 제품 가짓수는 자그마치 2000여 개. 여기에는 색소를 정밀하게 조합하고 관리하는 아모레퍼시픽만의 고도화 기술이 적용됐다.
같은 레드 컬러여도 차가움, 따뜻함, 비비드함 등에 따라 분위기가 달랐다. 똑같은 컬러로 보이는 립스틱을 고민하며 어떤 게 더 예쁜지 묻는 여자친구를 보는 남자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역시 메이크업 아티스트와의 1대1 상담을 거쳐 카이스트 특허 기술이 탑재된 프로그램으로 피부를 측정했다.
피부 톤의 색상, 명도, 채도를 분석한 후 피부에 최적화된 호수를 제안하고 제형, 색상, 향을 선택하면 전문 교육을 받은 조제 관리사가 현장에서 제품을 제조해 줬다.
조제 관리사가 컬러, 제형, 향 등을 입력하면 로봇이 10여 분간 부지런히 움직여 제품을 뚝딱 만들어냈다.
'실키 스테이 커스텀 매치', '센슈얼 립 커스텀 매치' 서비스는 1시간 단위로 진행되며 하루 8개 팀, 최대 16명이 이용할 수 있다. 예약은 항상 꽉 찰 정도로 인기다. 특히 외국인 고객이 전체 고객의 80%를 차지할 정도라고. 화장품을 잘 모르는 남성의 경우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찾을 수 있어 만족도가 더 높다고 한다.
해당 서비스는 아직 총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다. 아모레퍼시픽은 아모레 성수를 통해 맞춤형 화장품에 대한 소비자 접점을 늘리고 향후 맞춤형 화장품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다.
실제 아모레퍼시픽은 관련 기술로 미국 CES에서 혁신상을 받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화장품 시장에서도 개인의 피부타입, 선호도에 따라 적합한 제품을 찾고자 맞춤형 서비스를 찾는 고객 분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이같은 추세에 발맞춰 기술력을 바탕으로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서비스를 지속 선보이고 있고 계속 업그레이드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jinny1@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