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韓기업인 중 트럼프 첫 대면…"15분간 깊이 있는 대화"

애틀랜타공항서 취재진 만나 "대화 내용 언급 어려워"
"트럼프 주니어와 사업 구상"…한미 가교 역할 기대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올해 1월 트럼프 당선인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와 함께 찍은 사진(정용진 회장 인스타그램 갈무리)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정용진 신세계(004170)그룹 회장이 방미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만나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고 밝히면서 향후 한미 양국 간 가교 역할을 할지 눈길이 모인다.

22일 업계 등에 따르면 정 회장은 21일(현지시간) 미국 애틀랜타 국제공항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나 "방미 중 트럼프 당선인과 식사했고, 10~15분간 여러 주제에 관한 깊이 있는 대화를 했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

정 회장은 트럼프 주니어 초청으로 16일부터 5박 6일간 트럼프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를 방문했다.

트럼프가 11월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뒤 한국 쪽 기업인을 만난 건 정 회장이 처음이다.

정 회장은 미국 체류 중 트럼프 당선인과의 식사 외에도 자연스럽게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면서도 "대화 내용을 공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한국에 대해 거론했는지도 "특별히 언급한 부분은 없었다"고 했다. 방미 전 한국 정부가 전달을 부탁한 메시지가 있었는지와 관련해선 "별도로 없었다"고 했다.

정 회장은 트럼프 당선인 외의 핵심 인물들과도 대화를 나눴으나 "누구를 만나 어떤 얘기를 했는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긴 어렵다"고 역시 함구했다.

정 회장이 트럼프 당선인과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는 질문에는 "제가 무슨 자격이 있나"라면서 "이번 방문에선 기업인으로 트럼프 주니어와 여러 사업 구상을 했다. 종교가 같다 보니 종교 관련 얘기도 나눴다"고 언급했다.

정 회장은 양국 간 가교 역할을 할 것이란 일각의 기대감에 선을 그었으나, 정부 리더십 공백 속 재계에서 처음으로 트럼프 당선인과 만난 사람이 되면서 앞으로의 역할에도 눈길이 쏠린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번 미국 대선 기간 한국을 '머니 머신'이라고 부르며 주한미군 주둔비를 연 100억 달러(14조 원)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은 대미무역 흑자를 기록하고 있어 트럼프 2기 출범 뒤 한국산 제품에 10% 이상의 관세가 부과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정 회장은 내달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에 공식 초청을 받았는지는 구체적 답변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국 정부가 취임식 참석을 위한 사절단을 꾸린다면 참석할 의사를 표했다.

트럼프 1기 취임식 때는 트럼프 측과 각별한 것으로 알려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국내 기업인 중 유일하게 초청장을 받았는데, 2기 취임식 땐 어떤 국내 기업인이 초청받을지도 관심사다.

smi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