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1년 내내 '칼바람'…이마트·롯데온 또 구조조정
롯데免, 11번가 포함 두 차례 희망퇴직 실시 기업 늘어
"내년 경기 전망 더 암울…매출 대신 수익성 개선 집중"
- 윤수희 기자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유통업계를 강타한 구조조정 칼바람이 1년 내내 지속되고 있다.
기업들은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희망퇴직을 통한 몸집 줄이기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1년 새 두 차례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기업도 생겨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023530)의 e커머스 사업부인 롯데온은 지난 13일부터 2차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대상은 근속 2년 이상으로 올해 6월 1차 희망퇴직 때(근속 3년 이상)보다 범위를 더 넓혔다.
3월 창립 이래 첫 희망퇴직을 단행했던 이마트(139480)도 지난 5일 또다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1차 때와 같은 △밴드1(수석부장)~밴드3(과장) 인력 중 근속 15년 이상(입사일 기준 2010년 1월 1일 이전)에 더해 △밴드4(대리)~밴드5(사원) 인력 중 근속 10년 이상(입사일 기준 2015년 1월 1일 이전)인 직원으로 범위를 확대했다.
이로써 11번가와 롯데면세점에 이어 롯데온과 이마트도 두 차례 희망퇴직을 진행한 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LG생활건강(051900)도 1971년생 이상 영업·물류직 고연령 직원을 대상으로 자회사 코카콜라음료의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2007년 인수 이후 첫 희망퇴직이다.
유통업계가 지난해 말부터 올해 말까지 1년 내내 희망퇴직을 단행한 이유는 고물가·고환율의 영향으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내수 시장이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비상계엄 선포에 이은 탄핵 정국으로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겹쳐 경영 환경이 악화 일로를 겪고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
롯데에서는 롯데온에 이어 롯데면세점, 세븐일레븐, 롯데호텔앤리조트가 인력 감축에 나섰고, 신세계(004170)에서는 이마트와 함께 e커머스 플랫폼인 SSG닷컴, G마켓, 신세계면세점이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11번가도 두 차례 희망퇴직을 받았다.
업계는 희망퇴직을 실시하거나 두 번 이상 시행하는 기업이 늘어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마트가 올 3분기 영업이익이 1년 새 40% 늘며 고무적인 성과를 올렸음에도 '지속 가능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 허리띠를 졸라맸다는 점에서다.
롯데는 올해 인사를 통해 전체 임원 규모를 지난해 말 대비 13% 줄였고, CEO의 36%에 해당하는 21명을 교체했다. 부진한 계열사 대표를 갈아치우는 동시에 경영체질 개선을 위한 대대적인 쇄신 작업을 예고했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1%대로 낮아질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매출 규모가 줄더라도 수익성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게 전체적인 분위기"라고 전했다.
y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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