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설' 롯데, 주류사업도 매각하나…가능성은?
소주는 오비맥주에, 맥주는 선양소주에 분리매각설
롯데 측 "매각 검토한 적 없다"지만 롯데렌탈도 급물살
- 이형진 기자, 윤수희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윤수희 기자 = 롯데그룹(004990)의 유동성 위기설이 제기되는 가운데, 롯데칠성음료(005300)의 주류사업 매각설이 업계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사모펀드(PEF)들의 관심이 높은 가운데 주류 경쟁사는 물론 자금력을 갖춘 식음료 업체들의 인수 시나리오도 거론되는 상황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의 주류사업 매각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사업 규모상 매각은 분할 방식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여러 가지 설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우선적으로 소주 부문은 국내 1위 맥주 업체인 오비맥주에, 맥주 부문은 대전·충청권 소주 업체인 선양소주에 매각하는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앞서 오비맥주는 신세계L&B로부터 제주소주를 인수하면서 소주 사업 진출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롯데칠성음료의 충주공장을 인수할 경우 맥주 제조 시설을 확충하는 것과 동시에 설비 일부를 소주로 바꿔 병입 공장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오비맥주가 소주 사업에 진출하며 인수를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진 선양소주의 롯데칠성음료 주류사업 인수설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선양소주의 자금력이 롯데칠성음료 주류사업을 인수할 만큼 여유 있지 못한 것은 물론 전국구 영업망이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맥주 사업 인수는 '어불성설'이라는 이유에서다.
대상, CJ 등 주류사업과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식품 업체들도 인수 대상자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두 회사는 모두 가능성을 부인하는 상황이다. CJ그룹은 수년 전 롯데칠성음료의 위스키 사업 매각설 당시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롯데칠성음료의 주류사업은 매출 성장세는 좋지만, 수익성이 낮아 아쉬움이 큰 상황이다.
롯데칠성음료의 매출은 2020년 2조 2580억 원→2021년 2조 5061억 원→2022년 2조 8417억 원→2023년 3조 2247억 원으로 증가했다. 롯데칠성음료 측의 전망에 따르면 올해 매출은 4조 원대로 올라설 전망이다.
반면 영업이익률은 긍정적이지 못했다. 2020년 4.3%에서 2021년 7.3%→2022년 7.8%로 크게 올랐지만, 지난해 6.5%로 내려왔고, 올해는 5.2% 영업이익률이 전망된다. 특히 주류사업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4.2%로, 8.3%의 음료 사업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2022년 출시한 제로슈거 소주 '새로'와 대표 희석식 소주 제품 '처음처럼' 등 소주 사업은 선방하고 있지만, 맥주·위스키·와인 등 다른 주종은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는 중이다.
매각설에 대해 롯데지주 측은 "롯데칠성음료 주류사업은 그룹의 주력 사업이라 매각을 검토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 역시 "충주에 위치한 맥주공장은 조단위에 달하는 사업비를 투자했고 현재는 맥주뿐만 아니라 트레비 등 탄산음료도 같이 생산하는 하이브리드 생산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라며 "주류사업 매각에 대해 논의된 바가 없으며 주류 카테고리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 롯데칠성음료는 최근 주류마케팅본부를 마케팅2본부로 조정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조직개편은 단행한 바 있다. 대전지점을 분할 해 세종지점을 신설하는 등 변화를 둔 만큼 매각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다만 이달 초 롯데 측은 롯데렌탈 매각 전 여부에 말을 아낀 바 있어 업계에서는 가능성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남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능성이 높은 것은 아니지만 롯데칠성음료의 주류사업 부문 매각설이 지속 제기되고 있다"며 "주류 시장 판도를 변화시킬 수 있는 사안인 만큼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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