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불안에 짐 싼 外…호텔 "조기 출국"·면세 "모객 감소 경계"
탄핵 부결로 정국 불안 장기화 예상…외교부 요청에도 '여행주의'
연말 특수에 냉기류…외국인 입국 감소 여파로 업계 타격 불가피
- 김명신 기자
(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안 부결로 정국 불안이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유통업계도 술렁이고 있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글로벌발(發) 후폭풍도 예상된다. 호텔, 면세업계에서는 이번 정치 리스크로 인한 '한국 여행주의보'로 인한 외국인 관광객 감소를 경계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로 촉발된 이번 사태 발생 이후 호텔업계 외국인 투숙객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연회 취소도 잇따른다.
국내 주요 특급호텔이 시청, 명동, 광화문 등에 집중돼 있는 데다 각국에서 '한국 여행 주의' 입장을 밝히면서 한국에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의 조기 출국도 이어지고 있다.
외교부는 지난 5일 국내 모든 주한 공관에 외교 공한을 보내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 조정 등의 조치는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본국에 보고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각국은 여전히 '긴장'의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A 특급호텔 관계자는 "정치 이슈 발생 후 몇몇 외국인 고객들이 급히 공항 택시를 잡아달라는 요구가 있었다"면서 "그러나 대부분의 투숙객들은 한국 여행이 안전한지 문의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B 특급호텔 관계자는 "지금 당장은 투숙률 감소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지만 일부 행사들이 취소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대부분이 정부 관계자들이 예약한 연회"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기 행사들로 대체가 되고는 있지만 연말 특수 시즌인 데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세인데 이러한 분위기가 꺾일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면세업계 역시 '정치리스크' 파장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유통업계에서 가장 회복세가 더딘 면세점의 경우 곤두박질친 실적 반등이 절실한 상황에서 외국인 여행객 감소까지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인천공항 임대료 부담까지 가중되면서 연말 특수를 한껏 끌어올려야 하지만 영업 환경이 악화일로다.
최근 줄줄이 줄줄이 수장을 교체하며 본업 경쟁력 강화를 중심으로 실적 모멘텀 확보에 주력하고 나서고 있는 가운데 정치 리스크에 따른 환율 불확실성과 모객 감소 여파 등 산 넘어 산이다.
비상계엄 선포로 달러·원 환율이 1446원까지 치솟은 후 연일 1420원 대를 횡보하고 있는 가운데 환율이 오르면 상품 원가 상승으로 면세 혜택을 받아도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올해 3, 4분기 인천공항 제2터미널점 오픈과 내년도 신규 오픈 준비로 업황 회복세에 기대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 이슈가 터져 답답하다"면서 "당장 고객 감소로 이어질지 아니면 큰 여파가 없을지 예단하기 어려워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호텔업계는 오히려 대내외 이슈가 있을 때 객식율이 높아지는 경우가 많은 편이지만 이번 이슈가 '비상계엄'에서 촉발되면서 전 세계 국가들이 '여행주의'를 내놓고 있다는 것이 변수"라면서 "장기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는 업계 타격이 예상되며 외국인 감소 타격은 면세업계도 마찬가지"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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