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10%가 매출 85%"…백화점 실적 가른 VIP '유치戰'

소비 양극화로 베블런 효과 발생…VIP 실적 따른 지점 매출 희비
2025 등급 신설과 혜택 확대…국내외 백화점 연계 유치 경쟁 예상

뉴스1 DB

(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 백화점업계에 '큰 손' 고객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경기 침체와 대외 불확실성 등에 따른 업황 장기화에 실적을 견인하기 위한 경쟁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소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상위 10%의 VIP 고객이 전체 매출의 최대 80~90%를 차지하는 만큼 차별화 된 고품질 서비스로 이들 발길을 잡기 위해 각 사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높은 충성도를 보이는 만큼 고객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강남점은 지난달 28일을 기점으로 올해 누적 매출 3조 원을 돌파했다. 국내 백화점 점포 최초로 '3조 클럽'에 입성했던 지난해보다 한 달여 앞당긴 기록이다.

전국 점포 중 가장 높은 8.6%의 성장률을 기록한 가운데 조기 달성 배경으로 매출 절반을 차지하는 VIP 실적을 꼽았다. 신세계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강남점 VIP 누적 매출 비중은 51.3%에 달한다. 지난해 첫 3조 원 돌파 당시에는 49.9%로, VIP 매출 비중이 증가했다.

롯데백화점 역시 '3조 클럽' 입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매출 1위 지점인 잠실점의 올해 누적 매출이 3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백화점과 갤러리아백화점의 VIP 매출 비중도 증가세다. 현대백화점의 매출 1위 압구정본점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VIP가 차지하는 비중은 65%에 달한다. 갤러리아 명품관 역시 매출이 가장 높은 지점으로, 매출 85% 이상이 상위 10% 고객 매출이다.

(갤러리아백화점 제공)

VIP 매출 증가에 따른 지점별 실적에서 희비가 엇갈리면서 '우수고객 확보'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신세계백화점이 '3조' 돌파 또 다른 배경으로 '신규 고객 유치'를 꼽은 만큼 매출 기여와 충성도 높은 고객 확보를 위한 혜택 확대 등 경쟁력 강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신세계백화점은 2025년부터 VIP 새로운 등급을 신설하고 선정 기준을 변경해 적용한다. 주요 변경 부분은 선정 기준 금액 상향 조정이다. 다이아몬드 등급은 7000만 원으로 상향 조정되며 블랙다이아몬드(1억2000만 원 이상)도 신설된다.

점포별로 달랐던 구매 기준 금액도 하나로 통일하며 '골드' 등급의 기준은 3000만 원 이상, '플래티넘'은 5000만 원으로 각각 1000만 원씩 오른다.

신세계백화점은 해당 등급에 맞는 라운지 운영과 혜택도 조정된다. 매출 차상위 999명은 트리니티 등급은 트리니티 라운지, 분더샵 청담 라운지를 사용하며 면세점/SI 등 계열사 최상위 멤버십 혜택 등이 주어진다. 블랙다이아몬드는 어퍼하이스(월 4회) 라운지를 사용한다. 신설 등급으로 세부 혜택은 추가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도 최상위 등급인 에비뉴엘 블랙 등급을 비롯해 에메랄드(1억 원 이상), 퍼플(5000만 원 이상), 오렌지(2000만 원 이상, 지점별 상이), 그린( 1000만 원 이상)으로 운영해 혜택을 확대하고 있다. 추가되는 2026년도 VIP 선정 및 혜택은 내년 초 공개될 계획이다.

특히 글로벌 진출이 확대되면서 해외 백화점과의 우수고객 제도 제휴를 검토 중이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의 경우 본점과 잠실점의 우수고객 방문 시 현지 우수고객 라운지도 이용할 수 있도록 '에비뉴엘 제도'를 도입해 등급 혜택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069960)도 1억5000만 원 이상의 자스민 블랙을 최상위 등급으로 운영하며 블루(1억 원 이상), 자스민(6500만 원 이상) 등 운영된다. 특히 현대백화점은 2030 혜택을 집중한 클럽 YP(39세 이하)를 선보이며 나이별 VIP 혜택도 차별화한다.

개인 쇼핑 의전 서비스를 비롯해 상시 할인과 전용 라운지 이용, 프라이빗 행사 참여와 일본 한큐백화점, 태국 시암피왓그룹 등 글로벌 백화점과의 VIP 서비스 제휴 확대하며 향후 유럽과 홍콩 등 글로벌 쇼핑몰과도 협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갤러리아백화점의 경우 최상위 0.1%의 PSR블랙을 비롯해 PSR화이트(1억2000만 원 이상), 파크제이드 블랙(7000만 원), 파크제이드 화이트(5000만 원) 등으로 운영된다.

2005년 VIP 관리 서비스를 처음 도입한 갤러리아는 전체 매출에서 VIP 비중(85%)이 절대적으로, 올해 'THE PSR'이라는 VVIP 서비스 프로그램을 론칭해 도입 중이다. 명품관과 광교, 타임월드에는 1:1 퍼스널 쇼핑 공간인 'PS Room'을 운영해 스페셜 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 중 공연과 다이닝이 어우러진 최상위 VVIP 프라이빗 운영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충성도 높은 고객 확보에 주력해 고품질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여야 한다"면서 "초프리미엄 선호인 베블런(veblen) 효과 극대화로 VIP도 증가 추세인 만큼 최상위 대상 차별적인 서비스에 주력하며 경쟁력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퍼스널 쇼퍼 룸 내부(신세계 제공)

lil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