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분리·수장교체·3세 등판…유통가 2025 인사 '신상필벌'
신세계를 시작으로 GS리테일·CJ·롯데까지 '쇄신 칼바람'
세대교체·오너가 3, 4세 등판으로 신사업 중심 실적 '주목'
- 김명신 기자
(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 올해 유통업계 인사의 핵심은 '신상필벌'(信賞必罰)·'세대교체'로 압축된다. 대내외 환경 변화와 내수 부진 등 업황이 장기화와 실적 직격탄으로 '쇄신'에 힘준 인사가 단행됐다.
각사마다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가운데 연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수시 인사로 변경하고 30·40 젊은 리더의 과감한 발탁, 대대적인 수장 물갈이까지 매서운 칼바람이 이어졌다. 신세계를 시작으로 롯데까지 주요 그룹 인사가 마무리되면서 새로운 리더를 중심으로 고삐 죄기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가 인사 포문을 연 신세계(004170)그룹의 쇄신 의지는 결연했다. 지난 10월 30일 정용진 회장 취임 후 첫 정기 인사에서 '신상필벌' 원칙하에 '계열 분리'라는 핵심 카드를 내놓으며 경영 쇄신을 향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특히 그룹의 두 개 중심축인 이마트(139480)부문과 백화점부문으로 분리해 신세계그룹은 정용진 회장을 중심으로, ㈜신세계는 정유경 회장이 전면에 나서면서 '투톱체제'로 전환했다.
지난해 비상경영 체제 이후 계열 분리에 나선 신세계는 강도 높은 쇄신 작업이 예상된다. 실적이 부진한 최고경영자(CEO)의 수시 교체와 새로운 핵심성과지표(KPI) 도입, 통합이마트 출범, e커머스 사업부 재편 등 그룹 구조조정과 개혁 작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현대백화점(069960)그룹은 정교선 현대홈쇼핑(057050) 대표이사 부회장이 14년 만에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그룹 단일 지주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005440) 중심으로 정지선 회장, 정교선 부회장 형제가 공동경영을 이어간다.
특히 정교선 부회장의 승진은 홈쇼핑 업황 악화에 따른 강력한 리더십 대응 차원으로, 조직개편도 빠르게 진행된다. 중단기적 사업을 중심으로 MD전략, 채널전략, 경영지원 디비전 등 3개 사업부서로 조직을 나눠 수익성·성장성 제고에 고삐를 죈다.
세대교체와 젊은 해결사의 등판도 두드러졌다. GS리테일(007070)은 오너가 3세 허연수 대표이사 부회장이 2019년 부회장에 오른 지 5년 만에 물러나고 오너가 4세 허서홍 경영전략SU(Service Unit)장이 새로운 수장으로 나선다.
허서홍 부사장은 GS그룹의 신성장 동력 발굴과 투자전략을 지휘해 오면서 그룹 차원 신사업 연계 및 사업화 실행력을 축적해 온 인물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허서홍 호' 출범과 동시에 본업인 편의점 경쟁력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5년 새 BGF리테일(282330) CU의 추격으로 리테일 비즈니스 미래를 이끌 새 리더십이 필요했던 만큼 '세대교체'의 초강수를 둔 인사라는 평가다.
CJ(001040)그룹 역시 젊고 혁신적인 리더 발탁에 방점을 찍었다. 신임 경영리더 21명 중 1980년대 이후에 태어난 30·40세대가 12명으로 57%에 달했다. 특히 지난해 그룹 사상 두 번째 1990년생 임원으로 오른 CJ CGV 자회사 CJ 4DPLEX(포디플렉스) 방준식 리더는 그룹 최초로 30대 CEO에 이름을 올렸다. 신임 경영리더의 평균 연령은 44.9세로 더욱 젊어졌다.
오너가 3세의 경영 시험대도 주목된다. '유동성 위기설' 촉발로 역대 최대 규모의 '물갈이 인사'를 단행한 롯데그룹의 경우 21명의 CEO 교체 속 신유열 롯데지주(004990) 미래성장실장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전면 등판을 예고했다.
특히 최근 그룹 내 위기 속 신 전무의 역할론이 주목된다. 국내외 신사업과 글로벌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만큼, 그룹 전반의 강력한 혁신 드라이브 동력에 힘 줄 것으로 예상된다.
농심(004370) 역시 오너가 3세가 나란히 전면에 나서면서 식품업계 빅2인 삼양식품(003230)과의 새로운 경쟁 구도도 관심사다. 신동원 농심 회장의 장남 신상열 미래사업실장 상무를 전무로, 신수정 음료마케팅팀 담당 책임은 상품마케팅실 상무로 승진했다.
삼양식품의 경우 김정수 부회장의 장남인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총괄(CSO) 상무가 그룹 내 핵심 사업에 투입된 만큼 농심과 삼양식품의 새해 '3세 성적표'도 주목될 전망이다.
lil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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