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시장 침체에도…홀로 수입 증가하는 '화이트 와인'

10월까지 와인 수입 9.6% 내렸는데, 화이트 와인만 17.5%↑
한식도 페어링 되는 소비뇽 블랑 견인…가성비·낮은 도수 등 영향

서울 중구 롯데마트 보틀벙커 서울역점에서 와인이 진열돼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축소되고 있는 와인 시장에 화이트 와인이 홀로 반등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특히 소비뇽 블랑이 독보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화이트 와인 흥행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29일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에 따르면 해 10월 기준 전체 와인(HS코드 2024) 수입액은 3억8582만 달 러로 전년 동기 대비 9.6%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는 수치다.

그러나 세부 품목별로 살펴보면 화이트와인(HS코드 2204222000, 흰 포도주 2L 이하)은 올해 10월까지 122만 달러가 수입되며 전년 동기 대비 17.5% 상승했다.

특히 지난해 한 해 동안에는 120만 달러 수입되며 12.5% 감소했던 것에 비해, 올해는 이미 지난해 연간 수입액을 넘어서는 반등을 기록 중이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화이트 와인 성장은 소비뇽 블랑이 견인하고 있다.

프랑스 보르도에서 유래한 포도 품종인 소비뇽 블랑은 산미가 있는 드라이한 화이트 와인으로 만들어진다. 서늘한 기후에서 자란 소비뇽 블랑은 금방 자른 풀, 꽃 향과 같은 산미를 보여주고 더운 기후에서 자란 소비뇽 블랑은 열대 과실 향을 낸다.

화이트 와인이 해산물과 잘 어울리듯 소비뇽 블랑 역시 생선 요리에 곁들이면 좋지만, 치킨 등 한국의 대표적인 배달 음식과도 잘 어울리고 떡볶이 등 다소 매운 음식에 곁들여도 좋은 페어링이 된다.

와인은 특성상 별도의 스토퍼가 없다면 한 번 개봉 시 끝까지 마셔야 하는 주종으로, 이 때문에 혼자 마시기보단 여럿이 즐기기 좋은 주종이다. 소비뇽 블랑의 향긋한 맛은 와인 선택의 주도권을 갖고 있는 여성 소비자들에게 선호도가 높다.

또 최근 소비뇽 블랑은 호주·뉴질랜드 등 신대륙 와인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가격대가 1만 원 안팎의 데일리 와인도 쉽게 찾을 수 있어 소비자들의 선택이 줄 잇는 것으로 풀이된다.

화이트 와인의 알코올 도수는 11~12% 수준으로 12~14%의 레드 와인보다 낮은 도수인 점도 소비자들을 끌어당기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와인들의 매출이 모두 좋지 않을 때 소비뇽 블랑만 매출이 크게 뛰어올랐다"며 "최근 주류 업계에서 트렌드가 되는 주종이 옮겨지고 있는데, 이번엔 화이트 와인이 그 역할을 하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