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빅2 농심 vs 삼양 '3R'…오너가 3세 '경영 시험대'
'라면 패권 경쟁' 둘러싼 내수 1위 vs 수출 1위의 실적 경쟁 치열
신동원 농심 회장 장남 '등판'…김정수 삼양 부회장 장남과 맞대결
- 김명신 기자
(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 유통가 세대교체가 빨라지고 있다. 올해 주요 그룹사의 인사에서 오너가(家) 3·4세 등판이 두드러진 가운데 젊은 리더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새로운 경쟁 구도가 주목되고 있다.
특히 식품업계 빅2인 농심과 삼양식품도 오너가 3세가 나란히 전면에 나서면서 새로운 젊은 피 수혈로 신사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과 삼양식품이 2025 정기 임원인사를 마무리한 가운데 3세 경영이 본격 출범했다.
농심은 이번 임원인사를 통해 신동원 농심 회장의 장남 신상열 미래사업실장 상무를 전무로, 신수정 음료마케팅팀 담당 책임은 상품마케팅실 상무로 승진했다.
신상열 전무는 1993년생으로,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후 2015년 농심 인턴사원으로 시작해 내년 10년 차를 맞는다.
2019년 경영기획실을 비롯해 2021년 구매담당 상무로 지내면서 원자재 수급과 협력업체 관리 등 구매 관련 총괄 업무를 담당했다. 올해 미래사업실장 상무에 오른 후 1년 만에 미래사업실장 전무로 '고속 승진'했다.
신 전무가 맡은 업무는 농심의 중장기 비전과 목표, 전략 등 검토 및 M&A를 비롯한 신사업 발굴 전담이다. 또한 건강기능식품, 음료, 푸드테크 등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규 사업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농심 측은 "농심의 글로벌 비전 달성을 위한 신성장 동력 개발과 사업다각화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신수정 상무 역시 1988년생으로, 신동원 회장의 장녀이자 신 전무의 누나다. 미국 코넬대 졸업 후 글로벌 기업에 근무하다 2022년 1월 음료마케팅팀 과장으로 근무를 시작해 2023년 3월 음료마케팅팀 책임에 올랐다. 이번에 상품마케팅실장 겸 상무에 오르면서 글로벌 브랜드 유치 등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품마케팅팀이 해외 브랜드 수입해서 판매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만큼 신 상무는 웰치스, 카프리썬, 츄파춥스, 멘토스 등 수입 브랜드 관련 업무를 총괄할 예정이다. 농심 측은 "앞으로 상품마케팅실장으로서 글로벌식품기업과의 협업 강화해 농심의 글로벌 비즈니스 확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삼양식품 역시 지난해 김정수 부회장의 장남인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총괄(CSO) 상무가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그룹 내 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혁신 경영을 주도하고 있다.
1994년생으로 2019년 입사 이후 2023년 9월 진행된 비전선포식 통해 공개석상에 처음 등장한 전 상무는 헬스케어, 콘텐츠 중심의 미래 비전을 발표하면서 신사업을 중심으로 전 분야를 이끌고 있다. 직접 진두지휘한 삼양라운드스퀘어 CI 리뉴얼 추진도 전 상무의 성과다. 직접 펜타그램 영국 런던 지사 방문할 정도로 적극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전방위 아우르는 총괄로서 콘텐츠 플랫폼 사업이나 헬스케어 등 신사업도 속도를 낸다. 삼양애니 공동대표를 역임한 전 상무는 조직 초기 세팅 및 중장기 전략 수립하며 JohnMaat 채널 설립 및 운영에 기여했다.
무엇보다 미래 비전으로 꼽은 '헬스케어'(잭앤펄스) 역시 전 상무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사업이다. 삼양식품 측은 "헬스케어 초기 전략 수립과 관련 조직의 전문 인력 채용 등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농심과 삼양식품은 내수와 수출에 이어 오너가 3세가 시험대에 오르면서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내수 1위 농심은 수출에 힘주며, 수출 1위 삼양은 신사업 확대 등 사업다각화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삼양식품은 인도네시아와 네덜란드에 판매법인을 신설하는 등 새로운 해외 시장 확대와 더불어 내년 상반기 밀양2공장이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농심 역시 해외 사업 확대를 위해 신제품 '신라면 툼바'를 글로벌 시장에 출시하고 미국법인의 생산 라인 증설과 남미 시장 확대 등 해외 실적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lil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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