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가짜 우유 주의보'…유업계 '가짜 정보'에 골머리

우유업계, "원유 들어가지 않아도 우유 맞아"
복잡한 용어로 소비자 혼선 및 허위정보 우려

(SNS 갈무리)

(서울=뉴스1) 이강 기자 = 최근 '가짜 우유 목록'라는 이름으로 각종 블로그와 SNS, 커뮤니티 등에 돌고 있는 게시글이 있습니다. 바로 '가공우유 원유별 함량표'입니다.

인용된 표에는 '원유 0% 제품'부터 '70% 미만', '70% 이상'으로 분류된 우유가 나옵니다. 게시글에는 '개인적으로는 사기라고 생각한다'라는 의견이나, '알고 사야겠다'는 댓글이 달리기도 합니다. 포털 사이트에 '가짜 우유'라는 키워드를 검색하면 관련 내용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27일 유업계는 해당 정보에 대해 '가짜'라고 선을 그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원유'와 '우유'가 각각 다른 말이기 때문에 이 '가짜 우유'라는 말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설명합니다.

우선 원유와 환원유를 구분해야 합니다. 원유는 젖소에서 추출해 우유로 가공하기 전 원료입니다. 반면 환원유는 원유 유래 원료인 탈지분유와 전지분유를 물과 섞고 유지방을 더해 다시 액상으로 만든 제품입니다. 여기에 식품첨가물을 더해 향을 내면 흔히 '~맛 우유'로 알려진 가공유가 됩니다.

업체에 따라 우유가 많이 생산된 해에 원유를 탈지분유로 가공해 두고, 수급이 어려운 해 섞어 활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서울의 한 편의점에 가공유가 진열되어 있다.2020.11.2/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우유업계, "원유 들어가지 않아도 우유 맞아"

업계는 "원유가 들어가지 않아도 우유는 맞다"고 설명합니다. 농식품부는 2012년 가공유에 '우유'(milk)로 표기할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원유가 포함되지 않고 탈지분유 등을 사용한 제품도 우유로 부를 수 있게 됐습니다.

원유가 많이 들어가면 단가가 높아지는 대신, 우유 맛을 내기 위한 다른 재료들을 덜 넣어도 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원유 100%로 제품이 3000원대라면, 환원유+원유 혼합제품의 가격대가 1000~2000원으로 원유 제품보다 가격이 저렴합니다.

맛을 내기 위한 재료들이 덜 들어가면 건강에 좋다는 의견도 있지만 이것도 확인된 사실은 아닙니다. 모든 가공료는 식약처에서 검증받은 원료를 가지고 만들기 때문에, 몸에 더 좋고 나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나 자극적인 정보가 퍼지고 있음에도 유업체들은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대표적으로 표에는 '서울우유 딸기', '서울우유 초콜릿' 제품의 원유함량이 0%라고 적혀 있고, 다른 제품도 원유 70% 미만 항목에 들어가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우유 측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자사 제품 중 원유 함량이 70%보다 낮은 제품은 없다"면서도 "잘못된 정보가 돌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지만, 업체 입장에서 일일이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억울함을 토로했습니다.

잘못된 정보로 인해 소비자 혼선과 유업체에 대한 불신을 야기할 우려도 제기됩니다.

업계 관계자는 "용어의 차이로 인해 혼선이 빚어지는 것 같다"며 "이미 단종된 제품도 많아 잘못된 정보가 빠르게 수정됐으면 한다"고 전했습니다.

thisriv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