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주조, 증류식 소주 '지평소주' 출시 준비 "포트폴리오 다각화"

이달 초 인허가 완료…프리미엄 이미지 강화
막걸리 제조 역량 활용…"포트폴리오 다각화, 시기는 아직"

지평생막걸리, 봄이, 평생막걸리(지평주조 제공)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지평막걸리'로 대표되는 막걸리 업체 지평주조가 증류식 소주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지평주조는 이달 초 '지평소주' 제조 인허가를 완료하고, 신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당초 연내 출시를 준비했지만 제품 완성도를 위해 출시 시기를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1925년 경기도 양평 지평리에 문을 연 지평주조는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주 업체다. 1960년 김교십 대표가 인수한 이후 아들인 김동교 대표가 운영할 때까지만 해도 영세한 업체였지만, 손자인 당시 30대 김기환 대표가 운영을 맡으면서 전국구 업체로 거듭났다.

2010년 직원 3명에 연 매출 2억 원 수준이던 지평주조는 2023년 감사보고서 기준 연 매출 441억 원의 업체로 성장했다.

이같은 성장에는 젊은 소비자층 공략이 주효했다. 지평 막걸리의 알코올 도수를 기존 막걸리 대비 1% 낮춰 저도수 트렌드에 맞췄고, 지평 이랑이랑·보늬달밤·봄이 같은 MZ세대를 겨냥한 제품 카테고리를 넓혔다.

다만 막걸리 제품군은 시장에 '저가 제품' 이미지가 남아있고, 회사 성장에 한계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이를 위해 프리미엄 이미지가 강한 증류식 소주로 진출하는 것이다.

증류식 소주는 막걸리를 비롯해 청주, 약주 등 발효주를 가열해 증류해 추출하는 방식으로 생산된다. 막걸리 제조 역량이 있는 만큼 전통 방식의 증류식 소주로 확대에 경쟁력이 있다.

증류식 소주는 주정을 희석해 감미료 등을 채운 희석식 소주와 달리 원재료의 깊은 풍미를 즐길 수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대를 지나면서 위스키 등 고급 주류에 대한 관심이 증류식 소주로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증류식 소주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화요는 3분기 기준 수출이 지난해 대비 30%가량 늘었고, 하이트진로의 일품진로도 1~10월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지평주조 측은 "증류주 계열 신제품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노력 중"이라면서도 "아직은 연구 중이다. 구체적인 출시 시기를 밝힐 단계는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