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원재료값 폭등 못버텨"…롯데 이어 해태제과, 초콜릿 가격 인상
홈런볼·오예스 등 초콜릿 함유 제품 10개 평균 8.59% 인상
코코아 선물 전년 대비 2배 수준…"원재료 공급난 당분간 지속"
- 이형진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기후플레이션으로 인한 카카오 가격 인상 여파가 국내 제과 업체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롯데웰푸드(280360)가 초콜릿 제품 가격을 인상한 데 이어 해태제과(101530)도 홈런볼, 오예스 등에 대한 가격을 인상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해태제과는 최근 주요 채널에 공문을 보내 12월 1일부터 △홈런볼 △오예스 △포키 △자유시간 △화이트엔젤 등 초콜릿이 함유된 10개 제품에 대한 가격을 평균 8.59% 인상한다고 밝혔다.
가격 조정은 거래처별 재고 물량을 고려해 순차적으로 적용할 방침이다.
이같은 가격 인상은 코코아 원재료 가격 인상의 영향이다. 최대 생산지인 서아프리카 지역은 엘니뇨 현상이 기후 변화로 더욱 커지면서 극심한 생산량 부진을 겪었다.
트레이딩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미국 시장에서 거래되는 코코아 선물 가격은 19일(현지시간) 기준 1톤당 8391.3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4000달러 안팎이던 수준에서 2배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지난 4월22일에는 톤당 1만2218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가를 넘어서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기후변화로 코코아의 원료가 되는 카카오 작황이 좋지 못했는데, 이후로도 재배 면지가 줄어들고 있어 공급 부족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같은 상황에 롯데웰푸드는 지난 6월 가나초콜릿(34g)을 1200원에서 1400원으로 인상하는 등 초콜릿 제품 17종의 가격을 평균 12% 인상한 바 있다.
그나마 롯데웰푸드는 카카오 원두를 직접 매입한 뒤 이를 가공해 초콜릿을 생산하고 있어 비교적 부담이 덜하지만, 중간 유통 단계를 거쳐야 하는 해태제과 입장에서는 더욱 부담이 큰 상황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이 지속되는 가운데 원자재 가격마저 급등하면서 제조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한계에 달했다"며 "소비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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