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끓는 K-라면 '수출'이 갈랐다…빅3 엇갈린 성적표(종합)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업고 3분기 실적 날개…농심·오뚜기는 주춤
해외서 기회 찾는 라면업계…농심·오뚜기도 해외 공략 청사진 제시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배지윤 김명신 이강 기자 = 국내 라면 시장의 '빅3'로 불리는 농심(004370)·오뚜기(007310)·삼양식품(003230)이 3분기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삼양식품은 대표 제품인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인기에 힘입어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한 반면, 농심과 오뚜기는 내수 부진과 원가 부담에 직면해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라면 3사 가운데 가장 높은 영입이익을 올린 곳은 삼양식품이다. 삼양식품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1% 증가한 873억 원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매출액은 31% 증가한 4389억 원으로 집계됐다.

라면업게 만년 3위였던 삼양식품은 '한국적인 매운맛'을 앞세운 불닭볶음면으로 아시아는 물론 미국·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실제 올해 3분기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한 3428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78%를 차지했다.

삼양식품은 폭발적인 수출 실적에 힘입어 기존 일본·중국·미국을 넘어 인도네시아와 유럽 네덜란드에 판매법인을 신설하는 등 해외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울러 내년 상반기 밀양2공장이 완공되면 미국 수출용 물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관광객이 불닭볶음면을 고르고 있다. 2024.5.13/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반면 국내 시장에서 투톱 자리를 지켜온 농심과 오뚜기는 올해 3분기 주춤했다. 올해 한국 라면 수출액이 처음으로 10억 달러를 넘어서며 최전성기를 맞았지만 내수 판매 비중이 높은 양사 특성상 매출과 영업이익 동반 하락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농심은 해외 사업이 성과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및 중국 시장에서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32.5% 감소한 376억 원에 그쳤고, 매출액은 8504억 원으로 소폭 하락했다. 내수 시장의 경기 둔화와 원가 상승이 실적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오뚜기 역시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지난 3분기 23.4% 줄어든 636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며, 매출액은 9041억 원으로 전년 대비 0.5% 감소했다. 해외 매출은 소폭 증가했으나 내수 시장을 겨냥한 판매비 투입이 늘어나며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농심과 오뚜기도 향후 장기적인 관점에서 해외 시장에 주력하며 실적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농심은 신제품 '신라면 툼바'를 4분기 글로벌 시장에 출시하고 미국법인의 용기면 생산 라인을 증설하는 등 해외 실적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오뚜기는 2028년까지 글로벌 매출 1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으며 기존 'OTOKI'라는 새로운 영문 브랜드를 선보이며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K-라면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라면업계 수출실적을 견인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저성장 기조로 인한 내수 부진과 원가 상승 부담 등으로 국내 비중이 높은 업체들은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