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족'도 김치는 제대로 먹는다"…호텔 김치 "잘나가네"

김치 재룟값 인상 본격화한 10월 호텔 김치 매출↑
일부 판매 제한 조치에도 매출은 전년 대비 늘어

수펙스(SUPEX) 김치. (워커힐호텔 제공).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배추와 무 등 김장 재룟값이 오르자 김장을 하지 않고 사 먹는, 이른바 '김포족'이 늘어나고 있다. 비싸지만 좋은 원재료를 사용한 호텔 김치의 인기 역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배춧값 등 김치 재료 인상에 부담을 느낀 호텔 역시 일부 상품에 대한 판매를 제한했음에도 매출 신장세가 꺾지 않고 오히려 올라가는 추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김치 재룟값 상승이 본격화된 10월 워커힐호텔 앤 리조트의 프리미엄 김치 브랜드 '수펙스(SUPEX) 김치'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2.2% 증가하며 1년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수펙스 김치는 1㎏당 가격은 2만 8000원 수준으로 높다.

오는 23일과 24일 수펙스 김치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김장 담그는 날 행사'는 1인당 참가비가 25만 원에 달하지만, 예약률은 이미 70~80%에 달했다.

비교적 저렴한 워커힐호텔 김치는 매출이 109.9% 뛰었다. 배춧값 상승 이슈로 8월 말부터 자사몰 외 일부 채널로 판매를 제한했음에도 홈쇼핑 등으로 판매 경로가 다각화되면서 매출이 크게 늘었다.

실제로 지난달 21일 SK스토아 방송에서 판매한 '워커힐호텔 김치'는 방송 시작 약 30분 만에 매진되며 211%의 높은 취급액 목표 달성률을 기록했다.

조선호텔앤리조트에선 김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 증가했다. 조선호텔 프리미엄 김치는 1㎏당 가격이 2만 8000원으로 높은 편인데도 꾸준히 매출이 오르고 있다.

조선호텔 관계자는 "김장철을 앞두고 가정용 김치가 다 소진될 시기로 김치 수요가 높은 편"이라며 "올해의 경우 배추 원물 가격이 높아 포장김치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조선호텔 김치.(조선호텔앤리조트 제공).

지난해 8월 김치 사업을 시작한 롯데호텔앤리조트의 10월 김치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50% 신장했다.

롯데호텔은 수요 증가에 따른 품질 유지를 위해 올해 10월엔 지난해와 달리 매주 1회 한정 수량만 판매했다. 그럼에도 매출이 뛴 데에는 프리미엄 김치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주요 호텔들의 김치 사업이 매년 성장하자 지난달 10일 파라다이스호텔앤리조트도 파인 다이닝 셰프의 노하우를 담은 포기김치를 가정간편식(HMR)으로 출시했다. 사전 판 첫날 물량 1500개는 물론 이튿날 추가 물량 1200개가 모두 팔렸다.

일반 김치에 비해 2~3배가량 비싼 호텔 김치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이유는 '가심비' 즉 품질 때문이다.

먹거리 품질 기준이 높은 소비자들이 노동력에 재룟값까지 갈수록 비싸지는 김장을 하지 않고 맛과 재료 등에서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상품을 위해 아낌없이 지갑을 연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상기후로 김장 재료 물가가 매년 불안정하지만, 포장김치는 온라인으로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다"며 "호텔 김치는 깐깐한 소비자들이 믿고 살 수 있다는 신뢰를 준다는 게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y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