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유통가 '트럼프 인맥' 1위 롯데 신동빈, 세 번째 만남 이뤄질까

'트럼프노믹스 2.0' 출범 앞두고 유통 총수들 행보 주목
미 사업 확장 속 현지 공장 운영 등 정책 변화 대응 과제

2019년 6월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은 한국 기업 총수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해 신동빈 롯데 회장에게 "너무나 훌륭한 일을 하셨다"고 치켜세웠다.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재입성을 앞두고 국내 주요 그룹 총수와의 만남도 주목되고 있다.

특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경우 이미 트럼프 당선인과 두 차례 만난 적 있는 만큼 향후 인연과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1991년 롯데상사가 처음 미국에 진출한 것을 시작으로 롯데케미칼을 비롯해 롯데호텔을 통해 현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유통업계만 놓고 보면 호텔 사업이 확장 추세다. L7호텔은 올해 'L7 시카고 바이 롯데'를 오픈했으며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필드시에 'L7 인디애나'(가칭)도 선보인다. 내년 하반기 착공해 2028년 상반기 준공 예정이다.

특히 롯데뉴욕팰리스호텔의 경우 2015년부터 미국 대통령 뉴욕 출장 시 주로 이용하는 호텔로, 당시 트럼프도 유엔 정기 총회 등에 참석 시 해당 호텔을 애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롯데호텔은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2015년 5월 당시 8억 500만 달러(약 9370억 원)에 뉴욕 더팰리스호텔을 인수했으며 트럼프는 "탁월한 투자"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롯데뉴욕팰리스. (롯데호텔앤리조트 제공)

무엇보다 트럼프와 신 회장의 각별한 인연이 주목된다.

롯데는 2019년 5월 사업비 총 31억 달러(약 3조 6000억 원)를 투입한 롯데케미칼 루이지애나주 ECC(Ethan Cracking Center)공장 준공에서 백악관 전략기획 부보좌관은 당시 트럼프 축사를 전하며 "한국기업이 미국의 화학공장에 투자한 것으로는 가장 큰 규모"라며 "이 투자는 미국의 승리이며 한국의 승리이자 양국 동맹의 굳건함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같은 각별한 메시지는 첫 만남으로 이어졌다. 같은 달 워싱턴DC 백악관에서의 트럼프와 첫 면담을 가진 신 회장은 롯데그룹 사업 현황과 롯데뉴욕팰리스호텔 사업 등 투자 확대 및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우리나라 재계 총수 최초의 면담이었다.

같은 해 6월 방한한 트럼프는 한국 경제인과의 간담회를 통해 국내 5대 총수를 비롯한 정용진 당시 신세계그룹 부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박준 농심 부회장, 박인구 동원그룹 부회장 등과 회동했다.

신 회장과 트럼프의 두 번째 만남으로, 롯데의 미국 투자를 둘러싼 '특급 찬사' 일화는 지금도 회자하고 있다. 향후 백악관 재입성 후 새로운 만남이 성사될지 주목되는 배경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현재 미국에서 롯데케미칼의 루이지애나 공장을 비롯해 뉴욕과 시카고 등 호텔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이제 막 선거가 끝난 데다 (트럼프)행정부 출범 전이어서 아직 구체적인 일정을 언급하기에는 이른 상황으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간담회에 참석한 유통가 오너들. 왼쪽부터 정용진 신세계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손경식 CJ 회장.ⓒ News1 조현기 기자

신세계그룹 역시 정용진 회장의 행보도 주목된다. 트럼프 가족과의 잇단 회동을 공개한 정 회장은 트럼프 주니어와 함께한 사진을 비롯해 그에 앞서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와 모습도 공개했다.

회사 차원의 공식 일정은 아니지만 남다른 인맥으로, 계열사들이 글로벌 진출을 타진한 만큼 신세계 그룹 차원의 글로벌 사업 전략과 맞물려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해외 법인을 통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및 워싱턴주 등에 5개 브랜드 총 56개의 프리미엄 그로서리 마켓을 운영 중이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해외사업 부문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06억 원 증가한 1조 661억 원을 달성했다.

미국 시장에서 'K-푸드', 'K-콘텐츠' 선봉에 나서고 CJ그룹 수장들의 행보도 관심사다. 신 회장과 정 회장 등 한경연 회동 당시 함께 참석했던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유일하게 그룹 차원으로 식품·유통 부문에 대(對)미 투자 계획과 공장 설립 등 '통 큰 투자'를 언급한 바 있다.

실제로 '비비고'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CJ제일제당은 미국 캘리포니아와 뉴욕, 뉴저지 등 현지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미국 내 매출은 4조 원대로 성장했다.

CJ푸드빌의 경우 북미 시장에서 2018년 최초로 흑자 전환 후 해외 매출 중 50%까지 끌어올렸다. 미국 사업 전체 총괄법인인 CJ Foodville USA, Inc.를 중심으로 산하 TLJ AMERICA LLC와 Tous Les Jours International Corp.를 설립했으며 지난해 9월 미국 조지아주 홀카운티 게인스빌에 약 9만㎡ 규모의 신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현재 작업이 한창으로 늦어도 2025년 연말까지 완공한다는 목표다.

CJ그룹 관계자는 "당시 한국경영자총협회장 자격으로 회동한 것으로, 아직 미국 관련 특별한 일정은 없다"고 말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지난 1월 도날드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인 트럼프주니어 부부와 함께 한 사진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게재했다. (정용진 회장 인스타그램)

lil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