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조 인니 할랄은 다르다"…식품업계 발 빠른 준비 필요

인니 할랄 인증까지 1년 걸려…KMF 인증 시 절차 간소화
올해 인니 시장 규모만 '400조'…농심·삼양 발빠른 인증으로 성과

'할랄' 인증을 받은 음식이 준비돼 있다. . 2019.6.19/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서울=뉴스1) 이강 기자 = 국내 식품업체들의 할랄 시장 공략이 계속되고 있는 인도네시아도 할랄 인증 의무화를 시행했다. 해외국가 수입 식품에는 2년의 유예 기간이 적용되지만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발 빠른 대처가 필요한 상황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할랄인증청(BPJPH)은 지난달 18일 '할랄 제품 보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식음료 등의 할랄 인증 의무화를 시행했다.

MUI 인증은 약 1년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품 성분표, 시험 성적서 등 안전성 관련 서류는 물론 제조, 유통 과정까지 현장 실사를 받아야 하며 원료를 공급하는 협력업체 역시 동일하게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 등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국내에도 4개월가량 소요되는 'KMF 할랄 인증' 절차가 있지만 인도네시아에서는 교차 인증되지 않는다. KMF 할랄 인증은 한국이슬람교중앙회가 제공하는 할랄 인증 시스템으로 한국에서 유일하게 인정받는 할랄 인증 기관이다.

KMF의 경우 무슬림 국가에서 범용성과 신뢰도가 높아, 말레이시아 등지에서는 오히려 현지 할랄 인증보다 KMF를 신뢰하는 경향도 있지만 모든 나라에 통용되지는 않는다. 인증을 받았더라도 해외 바이어의 검토 및 확인이 없으면 수출이 불가하기 때문이다.

비용도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인도네시아는 자체적으로 보유한 'MUI 할랄 인증'으로 할랄 식품 수출에 드는 비용이 타 무슬림 국가보다 높다.

지난달 인도네시아 할랄청과 KMF가 협약을 맺으면서 인증 절차가 간소화된 점은 긍적적 요인이다. KMF 인증을 받은 경우 통상 4개월 정도로 단축되는 식이다. 그러나 여전히 인증에 추가 비용이 필요해 업체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1일 개막한 구미라면축제장에서 인도네시아 미고랭 라면 시음장 앞에서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다. 2024.11.1/뉴스1 ⓒ News1 정우용 기자

올해 인니 시장 규모만 '400조'…농심·삼양 발 빠른 인증으로 성과

높은 비용에도 식품업계 입장에서 인도네시아는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데이터 브릿지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 인도네시아 할랄 식품 시장은 약 3035억 달러(약 400조 원) 규모로 예상된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인스턴트 라면 시장 규모는 세계 2위에 달한다. 같은 조사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약 145억 개의 인스턴트 라면을 소비했으며, 이는 세계 전체 소비량의 약 12%를 차지한다.

국내 1호 인도네시아 수출 기업인 삼양식품(003230)은 2014년 KMF 할랄 인증을 취득했지만, 2016년 10월부터 MUI 할랄 인증 절차에 착수해 2017년 9월 인증을 획득했다. 그 결과 삼양식품은 현재 60개의 MUI 인증 품목을 보유하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해외 매출의 25%를 책임지는 전략 시장인 동남아 지역에서 인도네시아는 연평균 약 15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지역 내 주요 수출국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현지 판매법인을 설립하고 올해 3월부터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했다.

농심(004370)도 2011년 신라면을 시작으로 할랄 인증을 받기 시작했지만, MUI 할랄 인증을 받은 건 2019년부터다. 현재는 신라면 등 18개 제품이 할랄 인증을 받아 판매 중이다.

농심 관계자는 "할랄 기준에 맞지 않는 일부 원재료 변경 외에는 기존 제품의 맛과 품질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입지를 키우고 있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다양한 할랄 인증 제품을 출시해, 적극적으로 할랄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thisriv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