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텐딩 이벤트'로 위기 극복 나선 위스키업계…시장 활력 기대

바텐딩 이벤트, 위스키 특성상 각광받는 마케팅 전략

서울 강남구의 한 바에서 바텐더들이 칵테일을 만들고 있다. 2024.5.3/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이강 기자 = 코로나 특수 이후 성장세가 빠르게 꺾인 위스키 업계가 성수기 연말을 맞아 바텐딩 이벤트로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위스키 수입 물량과 수입액이 모두 감소한 가운데, 업계의 적극적인 행사 기획이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아영FBC, 골든블루, 페르노리카코리아, 브라운포맨을 비롯한 주요 위스키 업체들은 바텐딩 이벤드를 강화하고 있다. 고물가에 따른 소비 침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바텐딩 이벤트는 유명 바텐더가 참석자에게 다양한 칵테일을 만들어 제공하며 음주 경험과 주류에 대한 교육 등을 진행하는 행사다. 수입사는 자사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주류를 제공하고, 바텐더가 해당 주류로 칵테일을 만들어 고객에게 제공하는 방식이다.

바텐딩은 위스키 제품 특성상 최근 각광받는 마케팅 전략이다. 특히 고급 주류일수록 중요성이 높다. 술의 역사, 제조 과정, 특징에 대한 설명과 시음을 비롯한 고객경험이 제품 구매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소셜 미디어를 통해 브랜드 홍보 효과도 누릴 수 있어 일석이조다.

최근 위스키 성장세가 주춤하자 수입사들이 앞다퉈 바텐딩 마케팅을 진행하는 배경이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제퍼슨 올드 패션드 위크'를, 브라운포맨은 서울의 유명 바(bar) 14곳과 손잡고 '우드포드 리저브 올드패션드 먼스' 행사를 계획 중이다. 골든블루도 카발란 위스키와 협업한 '팀 카발란 게스트 바텐딩'을 이달 15일 열 예정이다.

컴페티션도 열린다. 아영FBC는 이달 29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바 '사브서울에서' 넷플릭스 프로그램 '흑백요리사'를 패러디한 '흑백바텐더' 컴페티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아영FBC 관계자는 "주류시장의 변화를 캐치해 바텐더 대회, 위스키 시음회 등 바텐딩 이벤트를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군소 브랜드 행사도 늘었다. 특정 브랜드로 수요가 몰리던 과거와 달리 소비자 선택이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군소 브랜드 행사 증가의 원인으로 "호황기에는 바텐더들이 눈이 높아 고급 주류 이벤트에만 참여했지만, 불황으로 수입사들의 제안을 거절하지 못하는 상황도 원인"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시절 호황을 누렸던 위스키 업계의 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위스키 특성상 바텐딩은 각광받는 홍보와 마케팅 방법인 만큼 이같은 움직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thisriv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