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지는 롯데 쇄신…희망퇴직 '칼바람' 속 신성장동력 확보

롯데온→면세점→세븐일레븐 이어 한 달도 안 돼 호텔 '희망퇴직'
본업 강화·비용 감축 위해 고강도 군살 빼기…12월 초 인사 유력

롯데월드타워.(롯데물산 제공).

(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 롯데그룹이 체질 개선을 향한 쇄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실상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롯데는 본업 경쟁력 강화와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그룹 차원으로 전방위 쇄신에 나선 가운데 인사를 앞두고 계열사 구조조정 등 내실 다지기에 힘주고 있는 모습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호텔앤리조트는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지난달 세븐일레븐의 희망퇴직에 이어 한 달도 안 돼 조직 효율화 작업에 나선 셈이다. 올해 들어 롯데에서 구조조정의 칼날을 피하지 못한 유통 계열사는 4개 사로 확대됐다.

이번 롯데호텔앤리조트의 희망퇴직 시행은 2020년 코로나 이후 4년 만으로, 각 체인 호텔의 특성에 따라 인재를 배치하고 지난해 호텔사업부와 리조트사업부의 통합으로 생긴 조직 내 중복된 업무와 역할을 재정비한다는 계획이다.

희망퇴직 신청 대상자는 근속연수 20년 이상 또는 나이 50세 이상 사원 또는 동일직급 장기체류자다. 롯데호텔앤리조트 측은 "급변하는 호텔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인력 구조 혁신과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는 직원들의 니즈를 반영해 희망퇴직을 실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편의점 세븐일레븐도 지난달 지속된 적자에 결국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1988년 법인 설립 후 처음으로, 비용 감축을 위한 고강도 군살 빼기에 돌입한 것이다.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지난 4일까지 만 45세 이상 또는 현 직급 10년 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세븐일레븐은 후발주자인 GS25와 CU의 급성장과 맞물려 업계 3위로 밀려났다. 2022년 4월 2600여 개의 점포를 보유한 미니스톱을 사들이며 반등을 꾀했지만 인수 및 통합 작업을 거치면서 비용이 크게 증가했고 적자 신세를 면치 못했다.

(롯데호텔 제공)

롯데쇼핑(023530)의 e커머스사업부인 롯데온도 출범 후 지속적인 실적 악화에 근속 3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롯데온은 2020년 4월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각각의 계열사의 온라인몰을 통합하면서 출범했지만, 지난해(856억 원 손실)에 이어 올해 1분기(224억 원 손실)에 이어 2분기에도 199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면세점도 위기 돌파를 위해 전 임원의 급여 20% 삭감과 전사적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조직 슬림화에 돌입했다.

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이사는 △고강도 사업부 구조개선 △조직 슬림화 △전사적 인력 구조조정 등을 골자로 미래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롯데는 2018년 이후 6년여 만에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상황이다. 롯데온은 비용 감축을 위해 희망퇴직에 이어 사옥을 강남 테헤란로로 이전했다. 코리아세븐 역시 본사를 강동구 천호동으로 옮겼고 현재 ATM 사업부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신세계, 현대백화점에 이어 인사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예년보다 두 달가량 빠른 지난 8월, 계열사 임원들의 자기 평가와 공적서 제출 등을 마무리한 상태로, 이달 말이나 12월 초 정기 임원 인사를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lil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