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人터뷰] "서민을 위한 든든한 한끼…현장 돌며 답 찾았죠"
김배근 BGF리테일 HMR팀장…"1년 중 제조사 50곳 방문"
"초라하지 않은 간편식…언젠가 식탁에도 올라갈 것"
- 윤수희 기자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간편식은 현대인의 생활에서 빠질 수 없는 주요 먹거리가 됐다. 그중 편의점 간편식 시장은 해마다 커지고 종류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
15년 넘게 BGF리테일(282330) 운영 CU의 상품 출시를 책임지며 더 맛있고 편리하면서도 저렴한 상품을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김배근 HMR(가정간편식) 팀장을 지난달 30일 만났다.
김 팀장은 2006년 보광훼미리마트 시절 입사해 연차로는 19년 된 베테랑 MD다. 상품본부에서만 15년 4개월 근무하고 있다. 새우깡 매출을 넘어선 '콘소메맛팝콘', 뛰어난 가성비로 27개 품목, 총 2300만 개 판매량을 올린 '득템 시리즈'가 그의 작품이다.
오랜 기간 일해왔지만 김 팀장은 아직도 HMR이 "어렵다"고 말한다. 그는 "간편식 범위가 워낙 넓은 데다 소비자 입맛이 다 다르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적정한 가격대까지 맞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치 '고차방정식과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 팀장은 '현장'에서 답을 찾았다. 김 팀장은 "1년에 찾아가는 제조사가 50군데 정도다. 거의 매주 또는 한 주에 두세 군데 가는데 대표님을 꼭 만난다"며 "공장 설비와 원재료 등을 보면 원가, 제조 방식에 대해 배울 게 많다"고 했다.
지금은 3년째 HMR팀을 이끌며 냉장·냉동 HMR은 물론 과일·채소·정육과 같은 1차 상품, 튀김류 등 즉석조리 상품까지 두루 담당하고 있다. 최근엔 230만 개가 팔린HMR 브랜드 '팔도한끼'의 해외 확장 버전인 '헤이밀스'를 선보였다.
팔도한끼는 처음 나왔을 땐 성적이 다소 주춤했다고 한다. 이에 김 팀장은 팔도한끼를 단순히 '때우는 게' 아닌 '든든한 한 끼'로 리뉴얼해 전년 대비 매출을 250% 성장시켰다.
김 팀장은 "건더기가 부족하면 출시를 안 했다. 킥이 될 수 있는 원재료를 어설프게 넣지 말라고 했다. 실무진이 되게 힘들었던 부분"이라며 "제조사에 원가에 맞는 원재료를 직접 구해주며 가격 경쟁력을 맞췄다"고 회상했다.
헤이밀스에서 주력한 부분은 최대한 많은 소비자의 입맛에 맞출 수 있는 '보편성'이었다. 김 팀장은 "소비자들도 입이 계속 짧아지면서 상품 출시 주기가 빠르다. 장수를 하려면 또 먹고 싶은 맛이어야 한다"며 "MD는 전문가가 되기보다 표준 소비자가 돼 다수가 가치를 느낄 만한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팀장은 편의점 간편식이 주로 학생이나 직장인 등 서민들이 이용한다는 생각에 "먹으면서도 초라하지 않게 만드는 데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리고 언젠가는 간편식의 수준이 한 단계 더 높아져 식삿거리를 대체하는 용도가 아닌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길 바란다.
김 팀장은 "간편식이 밖에서 먹는 메뉴가 아닌 집에서 끓인 느낌이 나는 메뉴로 식탁에 올라올 수 있을 것 같다"며 "'익숙하지만 새로운'이란 키워드를 항상 생각하고 있다. 트렌드를 이끌 수 있는 메뉴들을 계속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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