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이어 현대百도 형제경영 강화…안정 속 '신상필벌'
정유경 9년만에 ㈜신세계 회장, 정교선 14년만에 현대홈 회장
신세계푸드·L&B, 현대免·이지웰 대표 각각 교체
- 서미선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유통 대기업 중 신세계(004170)그룹과 현대백화점(069960)그룹이 내년도 정기 인사를 통해 '형제 경영'을 강화하고 안정 속 '신상필벌' 기조를 보였다.
정유경 총괄사장은 ㈜신세계 회장으로, 정교선 현대홈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은 대표이사 회장으로 각각 승진하며 책임경영이 강화됐다.
앞서 주력 계열사 대표들이 어느 정도 교체된 만큼 인적 쇄신이 대거 이뤄지진 않았으나, 실적 고전 중인 일부 계열사는 대표 교체가 단행됐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지난달 30일 정 총괄사장의 회장 승진을 비롯한 2025년 정기 임원인사를 냈다. 이로써 ㈜신세계 총괄사장으로 승진한 지 9년 만에 회장으로 승진해 백화점부문을 지휘하게 됐다.
신세계그룹은 정유경 회장 승진은 책임경영 강화와 계열 분리 토대 구축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룹을 백화점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이끄는 이마트 2개 축을 중심으로 분리해 새 성장을 도모한다는 것이다.
정유경 회장은 승진 당일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특히 화장품 사업 강화에 나섰다. 백화점 부문에 뷰티산업을 키우기 위한 뷰티전략TF(태스크포스)를 신설하고, 백화점 산하 모든 디자인 전략을 담당하는 비주얼전략TF를 설치한다.
기존에 재무관리본부에 뉴비즈담당으로 속해 있던 시코르는 대표 직속 '시코르 총괄'로 바뀐다. 현재는 시코르 매장 내 입점 브랜드를 대폭 교체해 경쟁력을 테스트하는 단계로, 성과를 보고 공격적 확장 등 힘을 실을 예정이다. 디지털 조직 강화에도 나선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정교선 현대홈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이 14년 만에 대표이사 회장으로 승진하는 내용이 포함된 정기 인사를 단행됐다.
다만 신세계와 달리, 그룹 차원에선 기존과 마찬가지로 부회장직을 유지하며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을 보좌한다. 그룹 단일 지주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 중심으로 정 회장, 정 부회장 형제가 공동경영을 이어간다.
정 부회장 역시 승진과 함께 조직개편을 단행한다. MD전략, 채널전략, 경영지원 디비전 등 3개 사업부서로 조직을 나누고 각각 차별화 상품 확보, 시너지 강화, 수익성·성장성 제고 고삐를 죈다.
이번 승진 자체가 홈쇼핑 업황 악화로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해진 것과 무관치 않다. 이에 현대홈쇼핑 대표이사를 맡은 전문 경영인은 중단기적 사업전략, 정 부회장은 그룹 차원 신성장동력 확보와 함께 장기적 성장전략 구상 및 추진에 매진할 계획이다.
두 기업의 이번 인사에선 신상필벌 기조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신세계그룹에선 '통합 이마트' 전략을 추진한 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한 반면, 수익성 제고라는 과제가 있는 식품 계열사 신세계푸드, 신세계L&B는 두 회사를 이끌던 송현석 대표가 물러나며 새 대표가 선임됐다.
신세계푸드엔 강승협 신세계프라퍼티 지원본부장 겸 재무담당, L&B 대표엔 외부영입인 마기환 나라셀라 영업마케팅총괄 전무가 들어섰다.
현대백화점에선 더현대 서울 출점을 주도하고 위상을 끌어올렸으며, 부산에 커넥트현대를 성공 오픈한 김창섭 영업본부장을 비롯 3명의 부사장 승진자가 나왔다.
반면 실적이 부진했던 현대면세점 및 현대이지웰 대표는 바뀌었다. 각각 박장서 영업본부장, 박종선 상품운영본부장이 새 대표에 내정됐다.
한편 남은 주요 유통 대기업 인사에도 눈길이 모인다. 롯데그룹은 최근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가 안정보다 쇄신에 무게가 실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CJ그룹은 2024년 정기 인사가 올 2월에야 단행돼 아직 인사 일정 가늠이 쉽지 않은 분위기다.
smi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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