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성장 이끈 정유경 회장…"조용한 승부사, 경영은 공격적"

1996년 입사 후 2015년부터 백화점 부문 경영 도맡아
올 상반기 백화점 사상 최대 매출…"성장 속도 높인다"

정유경 ㈜신세계 회장.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신세계(004170)그룹의 백화점 부문 ㈜신세계를 9년간 이끌며 비약적인 성장을 일군 정유경 총괄사장이 30일 신세계그룹 2025년 정기 인사에서 회장으로 승진했다.

정유경 회장의 이번 승진은 신세계그룹의 백화점 부문인 ㈜신세계와 ㈜이마트 계열이 분리되며 이뤄졌다.

정유경 회장은 신세계그룹 초대 총수인 이명희 총괄회장의 장녀로 정용진 회장의 여동생이다. 1972년생으로 미국 로드아일랜드 디자인 학교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한 후 1995년 7월 졸업했다.

이듬해인 1996년 조선호텔 상무로 입사하며 본격적인 그룹 경영에 나섰고 2009년 1월 신세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정유경 회장은 부사장 승진 6년 만인 2015년 정기 인사에서 ㈜신세계 총괄사장으로 승진하며 신세계백화점을 중심으로 한 패션뷰티(신세계인터내셔날), 면세(신세계면세점), 아웃렛 산업 등 백화점 부문의 총책임자 역할을 맡았다.

2019년 신세계그룹이 계열 분리의 사전 준비를 위해 ㈜신세계와 ㈜이마트가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백화점 부문과 이마트 부문을 신설하면서 정유경 회장은 독자적인 경영의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

2020년 이명희 당시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 중 각각 8.22%를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에게 증여하면서 지배력까지 확보했다.

정유경 회장은 평소 조용한 성격 탓에 재계의 대표적인 '은둔형 경영자'로 꼽히지만, 경영에 있어선 지속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백화점 부문의 성장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총괄사장 승진 직후인 2016년 대구 신세계백화점과 함께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오픈과 강남점 특허 획득,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확장 오픈 등 유통매장 확장과 신규 오픈에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준 사례가 대표적이다.

신세계백화점 연간 매출은 2020년 1조 7810억 원에서 2021년 2조 1365억 원, 2022년 2조 4869억 원, 지난해 2조 5570억 원 등으로 꾸준히 성장했다.

특히 작년엔 신세계 강남점이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연 매출 3조 원을 돌파했고 센텀시티는 지역 점포 최초로 2조 원 매출을 달성했다. 백화점은 올해 상반기까지 사상 최대 매출을 이어가고 있다.

화장품 사업에서도 부사장 시절인 2012년 비디비치코스메틱을 인수한 후 딥디크, 산타마리아노벨라 등 해외 화장품 브랜드를 늘리고 2021년 화장품 도소매 업체 퍼셀을 세우는 등 시장 경쟁력을 키우는 데 주력했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승진으로 정유경 회장이 백화점 부문의 경영을 독자적으로 진두지휘해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계열 분리를 통한 새로운 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침체를 겪었던 이마트의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는 만큼 계열 분리를 통한 그룹 전체의 본업 경쟁력 강화 기조를 이어갈 방침이다.

y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