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이마트'-정유경 '백화점'…신세계그룹 계열 분리 본격화

정유경, 부회장 건너뛰고 ㈜신세계 회장…부문 결별 본격화
"부문 분리로 새 성장 도모…원활한 계열분리에 역량 집중"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정유경 ㈜신세계 회장(각사 제공)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신세계(004170)그룹은 30일 백화점부문과 이마트(139480)부문의 계열 분리를 공식화했다.

신세계그룹은 이날 정유경 총괄사장이 ㈜신세계 회장으로 승진하는 내용이 담긴 2025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 이는 책임 경영 강화와 계열 분리 토대 구축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승진은 2015년 12월 신세계 총괄사장으로 승진한 지 9년 만이다. 특히 정유경 회장은 정용진 회장과 달리 부회장을 건너뛰고 회장직에 직행했다. 3월 정용진 회장 승진 뒤 이같은 인사가 단행되며 그룹의 '남매 회장' 시대가 본격화하게 됐다.

신세계 관계자는 "그룹을 백화점부문과 이마트부문이라는 2개 축 중심으로 분리해 새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번 인사를 시작으로 향후 원활한 계열분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역량을 모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은 2011년 이마트와 백화점을 분할하고, 2015년 12월 정유경 당시 신세계백화점 부사장을 총괄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이후 아들 정용진 회장은 이마트를, 딸 정유경 회장은 백화점을 각각 경영하는 '남매 경영'이 이뤄져 왔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신세계그룹 제공)

신세계 승계 작업은 정용진 회장이 1995년 신세계에 입사한 뒤 1998년 이 총괄회장에게 보통주 50만 주(4%)를 받은 뒤 지속 진행돼 왔다.

2006년 9월 이 총괄회장 배우자 정재은 신세계 명예회장은 보유지분 147만4000여 주(지분율 7.82%) 전량을 아들(84만 주)과 딸(63만여 주)에게 증여했다.

2009년 정용진 회장이 신세계 총괄 대표이사에 선임됐을 당시 신세계 지분 보유 규모는 이명희 명예회장 17.3%, 정용진 회장 7.32%, 정유경 회장 2.53% 순이었다.

2016년 4월엔 남매간 주식교환으로 정용진 회장 이마트 보유지분은 7.3%에서 9.8%로 늘었고, 정유경 회장 신세계 지분은 2.5%에서 9.8%가 됐다.

2018년엔 정재은 명예회장이 정유경 회장에게 신세계인터내셔날 주식 150만 주를 증여했고, 이마트가 이명희 총괄회장, 정용진 회장이 보유한 신세계 계열사 지분을 매입했다. 정용진 회장은 이마트 주식 14만 주를 추가로 사들이고, 이마트 자사주 90만 주도 매입했다.

신세계그룹은 2019년 신세계와 이마트가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백화점부문과 이마트부문을 신설, 계열분리 사전준비를 시작했다.

백화점부문은 백화점을 필두로 패션뷰티(신세계인터내셔날), 면세(신세계면세점), 아웃렛 산업을 통해 시장경쟁력을 확대해 왔다.

이마트는 주요 계열사로 신세계프라퍼티(스타필드), 스타벅스(SCK컴퍼니), 이마트24(편의점), 이마트에브리데이(슈퍼, 7월 이마트와 합병)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입지를 다져왔다. e커머스 계열사로는 SSG닷컴, G마켓이 있다.

2020년 9월 이 총괄회장이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을 각 8.22%씩 추가 증여하며 정용진, 정유경 회장은 각각 이마트와 신세계 최대주주가 됐다.

현재는 정용진 회장이 이마트 지분 18.56%, 정유경 회장이 신세계 지분 18.56%를 각각 보유 중이다. 이 총괄회장은 양사 지분을 10%씩 보유하고 있다. 해당 지분도 아들과 딸에게 증여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smi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