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소송전"…끝나지 않는 남양유업 분쟁에 소비자 피로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올해 초 경영권 분쟁이 끝난 남양유업이 여전히 잔불로 고통받고 있다. 홍원식 전 회장과 남양유업(003920)이 지속적으로 소송전을 벌이면서 남양유업을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피로감도 더해지는 모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홍 전 회장 측은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 한상원 대표와 중개인 함춘승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상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홍 전 회장 측은 이들이 홍 전 회장에게 남양유업 주식을 넘겨주더라도 경영정상화를 위해 이바지할 수 있는 일정한 지위를 보장해 줄 것처럼 기망했고, 이를 주식매매계약의 가장 중요한 내용이라고 생각해 손해를 보더라도 피고소인들과 계약을 체결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한 대표는 계약 체결 후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고, 다른 업체에서 제시한 매매대금과 차액이 800억 원 것을 고려하면, 손해가 수백억원대라는 지적이다.

홍 전 회장과 남양유업의 다툼은 소송전으로 비화하면서 점점 더 길어지고 있다. 경영권 분쟁에서는 대법원이 지난 1월 한앤코의 손을 들어주고, 이후 3월 주주총회까지 거치면서 최종 끝이 났다.

그러나 홍 전 회장은 지난 5월 남양유업 측에 퇴직금 약 444억 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기존 홍 전 회장의 퇴직금은 약 170억원 가량이 될 예정이었지만, '셀프 보수' 책정이라는 이유로 법원이 주주총회 결의를 취소했고, 홍 전 회장의 퇴직금을 재산정해야 했다. 이에 홍 전 회장 측이 먼저 더 높은 퇴직금을 요구한 것이다.

반대로 남양유업 측은 지난 8월 홍 전 회장과 임직원 3인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남양유업은 약 201억 원을 횡령한 것으로 보고 있고, 이외에도 배임수재 혐의에 대해서도 고소한 상황이다.

지난 9월에는 '미술품' 분쟁이 벌어졌다. 홍 전 회장이 남양유업 경영을 맡았을 당시 회사 이름으로 고가의 미술품을 구매했는데, 남양유업은 홍 전 회장이 구매 직후 이를 홍 전 회장의 명의로 이전했다는 것이다.

문제가 된 작품은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Still Life with Lamp'(제작연도 1976년), 알렉산더 칼더의 '무제'(Untitled, 1971년), 도널드 저드의 '무제'(Untitled, 1989년) 등이다. 해당 작품들은 수백억 원대 가치를 갖는 것으로 전해졌다.

남양유업 측은 홍 전 회장이 지속적으로 법적 분쟁을 벌이는 것에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홍 전 회장이 갖고 오는 이슈들 대부분이 이미 법원의 판단을 다 받은 사안이라는 것이다.

이미 대리점 갑질 사례, 창업주 외손녀의 마약 사건 등으로 피로감을 느끼는 소비자들은 여전히 불만이 적지 않다. SNS 등에서는 "주인이 바뀌었다고 해도 나는 남양유업 제품을 구매할 생각이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남양유업 측은 "홍 전 회장과 진행 중인 소송 건들은 성실하게 임하고, 법적인 조치가 필요하면 취해나갈 예정"이라며 "지금은 기업의 체질 개선 등 경영정상화 작업을 지속 중"이라고 밝혔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