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와 전통주 세계에 알려야"…독도소주, 글로벌서 'K-드링크' 자리잡는다

[인터뷰] 임진욱 케이알컴퍼니 대표 "증류주 중심의 주류 문화로"
성장 비결은 합리적 가격정책…"전통 증류주 누구나 쉽게 접하도록"

지난 25일 임진욱 케이알컴퍼니 대표가 '독도의 날'을 맞아 열린 '안용복 장군 추모제'를 마치고 독도에 방문했다.(케이알컴퍼니 제공)

"약간의 역사의식이라고나 할까요?"

(서울=뉴스1) 이강 기자 = 독도소주를 만든 이유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거창하지 않은 이유였지만 자부심이 느껴졌다.

지난 25일 '독도의 날'을 맞아 경상북도 울릉군에서 '40240 독도소주'를 만드는 임진욱 케이알컴퍼니 대표를 만났다.

임 대표의 '역사의식'은 '애국 마케팅'으로 이어졌다. 동아운수 대표로 있던 2017년 소녀상 버스를 운영하기도 했으며, 버스 안 독도 사진전을 열거나 뒷유리에 독도의 사진과 당시 우편번호였던 '799-805'를 붙였다.

애국 마케팅의 길은 결국 독도에 닿았다. 2021년 삼일절에 40240 독도소주를 출시했다. 임 대표는 "독도는 대한민국 사람의 가슴 속에 있는 섬"이라며 "사람들이 조금 더 친숙하게 독도에 다가갈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40240 독도소주는 온통 독도로 가득하다. 숫자 '40240'은 독도의 우편번호로 독도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상품명으로 차용했으며, 독도의 북위 37도를 따라 도수도 최고 37도까지다. 동도와 서도가 각인된 잔도 만들었다.

목표를 묻자 "현재 한국 소주는 대부분 희석식 소주로 알려져 있다"며 "증류주 중심의 주류 문화로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K푸드가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아 가는데, 아직도 우리는 일제강점기에 도입된 '희석식 소주'를 먹고 있다는 설명이다.

희석식 소주의 역사는 일제강점기에 시작됐다. 전통 소주를 사라지게 하기 위해 특정 장소에서만 제조할 수 있도록 하는 주세령(酒稅令)을 발표하면서, 일본 누룩을 유통해 희석식 소주를 키웠다. 뒤이은 전쟁으로 곡물이 부족해지면서 증류식 소주는 자취를 감췄다.

결정적으로는 1965년 박정희 정부가 추진한 양곡관리법이 증류식 소주가 사라지는데 쐐기를 박았다. 쌀을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밀, 보리, 고구마 등을 재료로 사용했고, 원가절감을 위해 낮은 품질의 알코올을 사용한 희석식 소주가 대중화됐다.

임 대표는 전통 증류주의 활성화가 쌀 과잉 생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남아도는 쌀이 사료로 사용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며 "이를 해결하는 방법의 하나가 쌀로 만든 증류주를 활성화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25일 '독도의 날'을 맞아 열린 '안용복 장군 추모제'에서 초헌관으로 참여한 임진욱 케이알컴퍼니 대표가 독도소주를 들고 있다.2024.10.25/뉴스1 ⓒ News1 이강 기자

"전통 증류주를 누구나 쉽게 접하고 즐길 수 있는 시대"

독도소주는 합리적인 가격대를 추구한다. "한국의 전통 증류주를 누구나 쉽게 접하고 즐길 수 있는 시대를 열고 싶다"는 바람 때문이다. 그는 대중화된 가격 정책을 통해 더 많은 이들이 독도소주의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정책 덕분에 독도소주는 최근 10% 이상 매출 성장을 기록하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단기적 목표는 '유통망 확대'다. 독도소주가 편의점과 식당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주류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는 "소비자가 독도소주를 더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유통망을 넓히고 SNS를 통한 소통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독도'의 이름을 사용하는 만큼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고자 한다. 독도를 세계에 알리고 더 나아가서는 한국 전통 증류주가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K-드링크'로 자리 잡기를 바라고 있다.

thisriv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