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人터뷰]품질 같은데 작년보다 40% 싼 '이마트 니트'…비결은

PB '데이즈' 임성하 바이어 "전 세계 공장 뒤져"
"만져보고 사도 좋은 퀄리티 초점…내년엔 남성 니트 개발"

'더 부드러운 가디건'을 입은 데이즈 여성의류 바이어 임성하 부장(이마트 제공)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이마트(139480)가 패션 자체브랜드(PB)인 '데이즈'를 통해 장당 1만 원도 안 되는 여성 니트를 최근 출시했다.

저렴한 가격보다 눈길을 끈 건 이 니트가 지난해엔 1만5800원이었다는 점이다.

40% 가까이 가격을 내린 만큼 촉감을 비롯한 퀄리티도 떨어졌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마트는 '오프라인에서 만져보고 선택하라'고 자신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 세계 의류공장을 뒤지는 등 가격과 품질을 모두 잡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임성하 이마트 데이즈 여성 의류 바이어(부장)를 17일 인터뷰했다.

임 부장은 가을·겨울(FW) 시즌 상품 중 전략상품으로 니트를 선택한 배경에 대해 "베이직한 아이템 중 기존에 운영하며 매출이 좋았던 검증된 아이템으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상품 기획 단계에서 먼저 고민한 건 고물가 시대 대형마트 PB에 기대하는 고객의 '가격 저항선'이었다. 그는 "가격을 먼저 봤을 때 부담이 없을 만한 초저가 전략을 세우고, 가격 목표에 맞게 상품개발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그는 "원가 절감을 위해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메인 의류공장 등 여러 국가를 컨택해 원가 비딩(입찰) 진행 및 샘플 확인 과정을 거쳤다"며 "최종적으로 가격과 품질을 모두 만족시키는 방글라데시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세계 의류공장'인 방글라데시 직소싱을 염두에 두고 진행했고, 지난해 니트와 같은 원단을 사용하는 카디건을 시험주문 해 개선점을 찾고 위험부담을 줄여 니트 아이템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 니트는 특수가공된 아크릴 소재를 사용해 착용감이 부드럽다.

마음 졸이는 일도 있었다. 임 부장은 "비수기 생산 시기에 맞춰 평시보다 3개월 빨리 발주했는데도 방글라데시 공장 파업과 시위 등 리스크로 생산, 배송 지연 걱정이 컸다"며 "다행히 납기 요청 일정을 당겨둬 문제없이 입고, 판매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양한 색상의 '더 부드러운 니트'를 소개하는 임성하 부장(이마트 제공)

이번 상품 이름은 '더(The) 부드러운 니트'로 라운드넥, 하이넥, 터틀넥 등 22개 스타일로 출시됐다. 이름에 맞게 핏과 완성도뿐 아니라 터치감도 신경 썼다. 시즌 트렌드에 맞는 포인트 컬러부터 파스텔톤까지 다양하게 준비해 복수 구매도 가능하게 했다.

임 부장은 "가격과 함께 오프라인에서만 가질 수 있는 강점인 '직접 눈으로 보고, 만져보고 구매'해서 선택받을 수 있도록 소재 퀄리티에 굉장히 신경을 썼다"고 강조했다.

성과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해당 니트가 일평균 2000장 이상씩 팔리면서다. 임 부장은 "기온이 떨어지면서 목을 감싸는 하이넥, 터틀넥 매출이 더 오를 것으로 기대 중"이라고 했다.

올해 니트가 화제가 되면서 남성 초저가 상품 문의도 많아져 내년도 FW 시즌 후속 상품도 벌써 기획 중이다.

임 부장은 "내년도엔 남성 니트도 추가 개발할 예정이며 초저가로 기획할 수 있는 또 다른 아이템을 구상하고 있다"며 "내년 FW 상품은 1년 전인데도 11월 안에 발주까지 완료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움직일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최근 그로서리 중심으로 리뉴얼하는 대형마트 전략상 이마트 내 의류매장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이번 초저가 니트로 이마트 의류에 관심을 가져줘 반갑고, 합리적 가격에 만족스러운 품질까지 선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smi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