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라면' 시장 흔드는 매운맛…심상치 않은 삼양식품의 반란

라면 3사 3분기 영업익 희비 예상…농심·오뚜기 매출 늘었지만 영업익 주춤
삼양식품은 매출·영업익 순항…미주·유럽 등 고마진 국가 판매 효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라면을 고르고 있는 모습. 2024.9.18/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국내 라면 산업의 무대가 해외로 확장되면서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조짐이 보인다. 그동안 라면 시장에서 농심은 부동의 1위로 'K-라면' 수출을 주도해 왔지만, 불닭볶음면의 인기로 삼양식품(003230)이 해외 수출 판로를 빠르게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수출 실적이 업계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 3분기 고마진 국가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삼양식품의 영업이익률이 20%를 넘나들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농심(004370)·오뚜기(007310)의 영업이익률은 한 자릿수에 그칠 것으로 관측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라면 업계 주요 3사인 농심·오뚜기·삼양식품의 3분기 영업이익 성과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국내 라면시장은 농심이 확고한 1위를 유지하고 오뚜기와 삼양식품이 그 뒤를 따르는 구조가 고착화됐으나, K-라면의 본격적인 해외 진출로 인해 경쟁 구도가 치열해지고 있다.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는 기업은 삼양식품이다. 만년 3위였던 삼양식품은 최근 간판 라면인 '불닭볶음면'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가수 BTS의 멤버 정국이 라이브 방송에서 불닭볶음면은 즐기는 모습이 화제가 되면서 세계적으로 입소문을 탔다. 이후에도 '불닭 챌린지'가 인기를 끌며 붉닭볶음면이 해외에서 품귀 현상을 일으킬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삼양식품은 이러한 글로벌 성과에 힘입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급성장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2% 증가한 4297억 원으로 예측된다. 영업이익은 96.9% 급증한 855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률도 약 20%에 달할 전망이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외국인관광객이 라면을 구입하고 있다. 2024.5.19/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반면 시장 1위 농심은 3분기 실적이 다소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심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한 8814억 원이지만, 영업이익은 2.2% 감소한 544억 원으로 추정된다.

오뚜기의 경우 매출은 3.4% 증가한 9397억 원, 영업이익은 0.1% 감소한 829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삼양식품의 매출은 여전히 농심과 오뚜기의 절반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은 라면 3사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독보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불닭볶음면은 2012년 첫 출시 당시에는 강렬한 매운맛 때문에 수출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이었지만, 최근 전 세계 젊은 층이 불닭 챌린지에 동참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농심과 오뚜기도 해외 시장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농심은 2022년에 설립한 미국 캘리포니아 2공장에서 최근 용기면 생산 라인의 가동을 시작했다.

오뚜기 또한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올리기 위해 외국인이 발음하기 쉽게 영문 표기를 'OTTOGI'에서 'OTOKI'로 변경하는 등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양식품의 경우 판매가가 높은 미주와 유럽 지역에서 급성장하면서 매출과 수익성 증가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K 라면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라면 수출액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