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하려고 마시는 클럽 술' 오명 벗었다…뷔·엄정화 빠진 '이 술' 뭐길래
클라쎄 아줄·돈 훌리오…주류 수입사 프리미엄 테킬라 국내 수입
프리미엄 테킬라 수입 규모 성장세…작년 관세청 수입액 2.5배 '껑충'
- 배지윤 기자
주류 애호가 A 씨는 최근 '테킬라'의 매력에 푹 빠졌다. '클럽에서 싼값에 마시는 술'이라는 고정관념과 달리 테킬라의 세계가 넓고 깊다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멕시코 장인 정신이 담긴 고급스럽고 화려한 병은 A 씨의 관심을 사로잡기 충분했다.A 씨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BTS 뷔, 엄정화 씨를 통해 프리미엄 테킬라를 처음 접했다"며 "위스키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어 관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위스키와 와인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 멕시코 전통주 '테킬라'가 주류 시장의 신흥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한때 테킬라는 '클럽에서 저렴하게 사 마시는 술'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었지만, 최근 들어 고가의 프리미엄 테킬라가 주류 애호가들의 궁금증을 자극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멕시코 프리미엄 테킬라 브랜드 '클라세 아줄'이 최상위 레벨인 '울트라'를 출시했다. 약 14년의 시간 동안 재배부터 병입까지 정교한 제조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주류로 한 병당 가격은 무려 300만 원에 달한다.
울트라는 이상적인 기후와 토양의 멕시코 로스 알토스에서 재배한 6~8년산 프리미엄 블루 아가베만을 사용하며 수확한 아가베의 핵 '피냐'를 석조 오븐에서 72시간 구워 만들어졌다. 이 과정에서 특유의 향긋한 단맛과 아로마가 더해진 아가베 원액을 추출했다.
디아지오코리아도 지난달 '돈 훌리오 울티마 리제르바'를 출시하는 등 국내 주류 시장에서 프리미엄 테킬라의 입지를 넓히고 있다. 돈 훌리오의 창업자 돈 훌리오 곤살레스가 생전에 마지막으로 수확한 아가베로 만든 테킬라로 식물성 향미들이 아름답게 어우러지는 게 특징이다.
국순당도 지난 2월 일찌감치 프리미엄 테킬라를 선보였다. 세계적인 인플루언서인 캔달 제너가 만든 '818 테킬라'로 2021년 미국에서 출시할 당시 7개월 만에 13만 상자 이상이 팔리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이처럼 주류 업계가 테킬라 수입에 나서는 이유는 프리미엄 주류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간 국내에서는 호세쿠엘보 같은 믹스토 테킬라가 주로 유통되며 '테킬라는 클럽에서 빠르게 마시는 술'이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자리 잡았다. 이 같은 인식 때문에 프리미엄 테킬라가 고급술이라는 인식이 미미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프리미엄 테킬라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면서 관련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호세쿠엘보 레포사도 등 시중에 흔히 유통되는 값싼 믹스토 테킬라가 아닌 100% 블루 아가베를 사용한 프리미엄 테킬라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에서 차츰 주목받고 있다.
실제 국내에서는 아직 테킬라가 대중적으로 자리 잡지 않았지만, 프리미엄 테킬라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수입액 규모도 매년 성장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국내 테킬라 수입액은 2020년 253만 달러(약 34억 원)에서 지난해 648만 달러(약 87억 원)로 3년 만에 2.5배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테킬라 수입량은 755톤으로 전년 대비 100톤가량 줄었지만, 수입액은 약 10% 증가했다. 이는 프리미엄 테킬라 수입액이 늘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테킬라는 여전히 진입 장벽이 높은 주류이지만 미국 등 해외에서는 빠르게 대중화가 이뤄진 술"이라며 "국내 주류 트렌드가 양보다 질을 중시하는 식으로 자리 잡으면서 젊은 층이 테킬라에 흥미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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