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IPO 대어 '희비'…속도 내는 '더본' vs 내실 선회 '컬리
더본코리아, 18일 수요예측 시작…백종원 대표 IR 참석 조율 중
컬리는 23일 임시주총서 결손금 보전 의결 진행…IPO엔 '선긋기'
- 김명신 기자
(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 유통업계 하반기 최대 기업공개(IPO)로 꼽히는 더본코리아가 내달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향해 속도를 내고 있다. 더본은 백종원 대표가 직접 기업설명회(IR)에 나서고 최근 정정 증권신고서를 통해 리스크 대응 전략을 보완하면서 상장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반면 올해 또 다른 IPO 주인공으로 주목을 받았던 리테일 기업 컬리(408480)는 내실 다지기로 선회하는 모습이다. 실적 개선을 통한 몸집 불리기에 주력하면서 '제값'을 받을 때 상장에 나서겠다는 취지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18일부터 기관 대상 수요예측을 시작한다.
더본은 지난 8월 30일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을 위한 예비 심사에 통과한 후 지난달 5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지만 투자 리스크 요소에 대한 내용을 보강해 정정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공모 일정이 3영업일 미뤄지게 됐다. 일반청약 시작일은 28일이다.
더본은 이번 상장을 통해 300만 주를 공모한다. 주당 공모 희망가는 2만3000원~2만8000원으로 총 공모예정금액은 약 690억 원~840억 원이다. 더본의 최대주주는 백종원 대표로 879만2850주(76.69%)를 보유하고 있다.
1994년 설립된 더본은 프랜차이즈를 기반으로 빽다방과 홍콩반점 등 현재 25개 브랜드(약 2900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유통사업(간편식 HR), 호텔사업(더본호텔), 지역개발사업(더본외식산업개발원) 등이 주 사업군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4107억 원으로, 창업 30년 만에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린 가운데 약 85%(최근 3년 평균)가 가맹사업부 매출이다. 프랜차이즈 매출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자사 프랜차이즈 브랜드 '연돈볼카츠' 갈등 사태에 따른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도 변수다.
글로벌 경쟁력에서도 미국, 중국, 일본 등 총 15개국에서 매장을 운영 중인 가운데 해외지역 매출액은 올 상반기와 2023년 기준 각각 22억 원, 42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0.97%, 1.09% 수준이다.
더본 측은 '백종원 대표의 이름값'도 경계했다. 최근 넷플릭스 '흑백요리사'까지 히트하며 유명세에 따른 호재도 있지만 백 대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만큼 '개인 리스크' 역시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더본 측은 "(상장)계획대로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21일까지 진행되는 IR에 백종원 대표가 직접 참석할 예정이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일정은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또 다른 대어 컬리는 연내 IPO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컬리는 올해 상반기 실적에서 전년 동기와 비교해 손실 개선과 상각전영업이익(EBITDA) 흑자돌아섰지만 현금유동성 확보 확보가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상반기 기준 컬리의 현금성자산은 2228억 원 규모다.
그 일환으로 컬리는 오는 23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2조3500억 원 규모의 결손금을 자본잉여금으로 보전하는 건을 의결해 재무건정성 확보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자본준비금 및 이익준비금의 총액이 자본금의 1.5배를 초과하는 경우 주총 결의에 따라 그 초과한 금액 범위에서 자본준비금과 이익준비금을 감액할 수 있다.
컬리에 따르면 6월 말 자본잉여금은 2조3595억 원으로, 자본금 42억 원의 법정 적립 배수 1.5배인 63억 원을 제외한 2조3532억 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한다. 이익잉여금은 마이너스(-) 2조2709억 원(결손금)으로, 자본잉여금이 이익잉여금으로 전입되면 약 823억 원의 이익잉여금이 확보된다.
컬리 측은 "결손금 보전은 IPO를 겨냥한 목적이 아닌 결손금 중 상당 부분이 실제 손실이 아닌 회계상의 착시임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위기로 오해를 사고 있어 이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이라면서 "향후 매출 90%를 차지하고 있는 '식품'을 중심으로 성장을 위한 투자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며 IPO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lil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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