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된 적자에 결국"…세븐일레븐, 36년 만에 첫 희망퇴직

1988년 법인 설립 후 처음…미니스톱 인수 후 적자 심화
롯데 유통 계열사 중 3번째…업계 불황에 '흔들'

세븐일레븐 점포 전경.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국내에 프랜차이즈 편의점 사업을 도입한 세븐일레븐이 지속된 적자에 결국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1988년 법인 설립 후 처음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다음 달 4일까지 만 45세 이상 또는 현 직급 10년 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기본급 18개월의 특별퇴직금과 재취업지원금 1000만 원 등을 지원하며, 자녀 학자금이 있을 경우 최대 2명까지 인당 1000만 원을 추가 지급한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다방면의 체질 개선 작업의 일환으로 인력 구조 효율화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1989년 5월 국내 최초의 편의점인 서울 올림픽점을 연 세븐일레븐은 편의점 프랜차이즈 업계의 '원조'로 꼽힌다.

그러나 후발주자인 GS리테일(007070)의 GS25, BGF리테일(282330)의 CU가 점포 수를 빠르게 늘리며 급성장하면서 업계 3위로 밀려나게 됐다. 여기에 신세계그룹까지 '이마트24'를 론칭, 편의점 사업에 뛰어들자 심화한 경쟁 속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세븐일레븐은 2022년 4월 2600여 개의 점포를 보유한 미니스톱을 사들여 반전을 꾀했지만, 인수 및 통합 작업을 거치면서 비용이 크게 늘어났고, 2022년 이후 줄곧 적자 신세를 면치 못했다.

2022년 48억 원이던 영업손실은 2023년 551억 원, 올해 상반기 441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엔 매출마저 2조669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 감소했다.

이에 코리아세븐은 최근 비용 감축을 위한 고강도 군살 빼기에 돌입한 상태다.

지난 7월 사옥을 서울 중구 수표동 시그니쳐타워에서 강동구 이스트센트럴타워로 옮겼고, 본업에 주력하는 차원에서 현재 ATM 사업부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세븐일레븐까지 희망퇴직을 시행하면서 올해 들어 롯데그룹에서 구조조정의 칼날을 피하지 못한 유통 계열사는 3곳으로 늘어났다. 지난 6월엔 롯데쇼핑의 e커머스사업부 롯데온이, 지난 8월 롯데면세점이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y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