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앞둔 美,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K-뷰티' 영향은?

무협 "美 진영 떠나 보호무역주의 확산…국내 불똥 우려"
K-뷰티 '가성비' 장점 잃을 수도…"오히려 호재" 의견도

미 대선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대선을 앞두고 미국이 수입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보호무역주의 성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산업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가성비를 내세워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불티나게 팔리는 'K-뷰티'에 악영향을 미칠지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美 보호무역조치, 中 겨냥했다지만…한국도 영향권"

미국에서 11월 대선을 앞두고 중국을 겨냥해 보호무역주의 흐름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대선을 앞두고 강화되고 있는 미국의 보호무역조치 내용과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바이든-해리스 정부는 수입 규제 조치를 강화하고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배터리, 태양광 등 자국 전략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0%의 보편관세와 60%의 대중(對中) 관세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무협 측은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에서 민주‧공화 진영을 떠나 중국을 겨냥한 보호무역주의 흐름이 거세지고 있어 우리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정부는 최근 중국산 제품의 우회 수출지로 한국을 지목하는 등 수입 규제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한아름 무협 수석연구원은 "미국의 보호무역조치 대부분이 중국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나 우리 기업도 예상하지 못한 영향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화장품이 진열돼 있다. 27일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5월 말까지 화장품류 수출액은 총 40억4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8% 증가했다. 2024.6.27/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美, 관세·규제 장벽 강화…'中 보호무역주의' 아픈 경험도

글로벌 뷰티 시장 1·2위를 다투는 미국이 한국 화장품의 주요 수출국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보호무역주의는 우리 기업에 치명적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크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한국 화장품의 올해 3분기 수출 규모는 74억 달러로 전년 동기 62억 달러 대비 19.3% 증가했다.

국가별 수출액을 살펴보면 3분기까지 중국이 20억 2000만 달러로 가장 많았고 미국 14억 3000만 달러, 일본 7억 4000만 달러 순이었다.

이 가운데 미국으로의 수출이 급증하는 추세다. 중국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억 달러 감소(-9.1%)한 반면 미국은 5억 5000만 달러(+38.6%) 늘었다.

미국에서는 실제 화장품법을 제정·시행하는 등 수입 화장품에 대한 규제 허들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 보호무역주의로 관세까지 부과되면 한국 화장품의 가격 경쟁력이 낮아진다. 가성비가 주 무기인 'K-뷰티'의 가장 큰 장점을 잃게 되는 셈이다.

과거 중국의 보호무역주의로 한국을 비롯해 글로벌 뷰티 기업들은 뼈아픈 경험을 하기도 했다.

중국은 2021년 화장품 회사에 제품 성분, 원자재 조달 방식 등의 구체적인 정보를 당국에 제공하도록 하는 규제를 실시했다. 살아있는 동물을 대상으로 안전 테스트도 거쳐야 했다. 당시 대다수 화장품 기업은 생명 존중을 이유로 동물실험을 중단한 상태였다.

이에 지난해 상반기 중국 내 한국산 화장품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 넘게 떨어진 바 있다. 미국산과 프랑스산 수입도 각각 19.8%, 6.2% 감소했다.

뷰티 업계 "북미 지역에 생산시설 갖춰…대응 방안 강구"

이와 관련해 국내 뷰티 업계는 정부와 협조해 대응 방안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호무역이 시행되면 제조업 전반적으로 영향을 받겠지만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 순으로 타격이 크고, 유통 소비재인 화장품에는 관세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며 "정부와 민간이 같이 공동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큰 기업의 경우 대부분이 북미 지역에 생산 시설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불식시킨다. 미국에서 생산하는 제품을 늘려 규제를 비껴간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제조사들은 북미 지역에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다"며 "특히 미국 현지에서 생산이 가능한 ODM 업체에는 오히려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jinn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