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 11번가 인수 접고 생존 집중…내년 상장 추진 고심

내년도 사업계획 마련 돌입…여러 상장 변수 고려
AI무인결제 상용화·외식업 진출 등 수익강화 다각화

오아시스마켓 본사(오아시스 제공)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오아시스(370190)가 11번가 인수를 접은 뒤 AI(인공지능) 무인결제시스템 도입 등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본격 나선다. 상장 전 생존에 집중하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도 사업계획 준비 단계에 들어간 오아시스는 '내년 상장 추진'을 사업계획에 포함할지 여부를 고심 중인 상황이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오아시스의 연결 기준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한 2599억 원, 영업익은 197.9% 뛴 132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1년 사업 개시 뒤 13년째 흑자를 지속 중이다.

상반기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1300억 원을 넘겼고 협력업체에 지급해야 할 상품 대금은 248억 원에 불과하다. 우량기업을 상징하는 지표인 유동비율은 299%다.

다만 오아시스의 2분기 매출은 컬리의 4분의 1 수준으로 내실 성장 대비 외형 확장이 폭발적이진 않다.

11번가를 인수하면 덩치가 커져 기업공개(IPO)에서 기업 가치를 높게 평가받을 것으로 관측됐으나 사실상 무산돼 당장 IPO 추진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1000억 원대 적자를 기록 중인 11번가를 인수하면 오아시스가 적자기업으로 바뀌면서 이전과 다른 특례상장 절차를 새로 밟아야 하고, 특례상장은 금융감독원이나 거래소 기조에 따라 바뀔뿐더러 오히려 상장이 더 늦어질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내부에서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내년 상장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11번가를 염두에 두고 IPO 일정을 짜고 있진 않다"고 말했다.

현 금감원장 연임 여부도 변수 중 하나로 꼽힌다.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 통과 뒤에 금감원 심사를 넘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일각에선 거래소 예비심사보다 금감원 증권신고서 정정요구가 더 어렵다는 말도 있다고 한다.

업계에선 "사복현이 아니라 오복현이 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4분기엔 금감원을 떠날 것이란 뜻의 '사복현'을 넘어 현 정부와 함께 임기를 마무리하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이 경우 오아시스 상장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아시스는 일단 수익성 개선 고삐를 죈다는 방침이다. 이르면 11월 오프라인 매장에 AI 무인결제시스템을 시범도입, 상용화해 향후 무인결제기기 B2B(기업간거래) 서비스 등에도 나설 계획이다.

오프라인 매장 중에선 강남권이 시범도입 매장으로 검토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 자동화를 통해 비용을 효율화하고, 매출 확대와 이익 증대를 노리는 것이다.

급식업, 외식업 등 신사업 도전도 중장기적 목표로 검토되고 있다. 오아시스는 앞서 사업목적에 학교급식 및 대규모 급식처 공급업을 추가해 둔 상태로, '친환경 급식'을 위해 경기 의왕센터에 급식을 위한 센터를 마련하고 사업 진출을 준비 중이다.

외식업은 현재 사업목적엔 추가돼 있지만 미영위 사업인 식당(음식)업, 식당(음식)체인점 및 프랜차이즈사업, 식당(음식)업에 부대하는 사업일체 등을 통해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외식업 진출은 아직 구체적 로드맵 등은 잡히지 않은 상태"라고 언급했다.

smi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