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發 e커머스 양극화 가속…'쿠팡 쏠림' 심화

유통社 10개 중 7개 "티메프 사태, 온라인 양극화 심화시킬 것"
기존 소비자·셀러 네이버·쿠팡 등 국내 대형 플랫폼으로 이동

티몬·위메프 사태 피해자들이 지난 8월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티몬 사옥 앞에서 조속한 정산 및 환불 조치, 구영배 큐텐 회장 등 관련자 수사를 촉구하는 검은 우산 집회를 하고 있다. 2024.8.13/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티메프(티몬+위메프) 정산지연 사태로 국내 e커머스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갈 곳 잃은 티메프 소비자 및 셀러들이 네이버·쿠팡 등 대형 e커머스 플랫폼으로 이동하면서 업계 재편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6일 대한상공회의소 '4분기 소매유통업경기전망지수 조사'에 따르면 유통업계 10개 업체 중 7개 업체(69.2%)는 정산 지연 사태가 온라인 시장의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응답했다. 2개 업체 중 1개 업체(56.0%)는 이번 사태가 국내 온라인 시장의 재편을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티메프의 경쟁력 상실에 따른 이용자들의 이동 예상 채널로 네이버·쿠팡 등 국내 대형 온라인플랫폼(71.8%)이 지목됐다. 중국 온라인플랫폼(11.0%)과 국내 다른 오픈마켓(7.8%)은 그 뒤를 이었다.

실제 쿠팡은 '와우 멤버십'의 월 회비를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인상으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티몬 사태 이후 두 달 연속 이용자 수가 증가했다. 앱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쿠팡 앱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3210만 7000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 대비 0.9% 증가한 수치다.

또한 티메프 사태로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참여한 유통업체 60.6%는 티메프 사태가 유통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부정적으로 평가한 이유로 소비자 피해 확대(38.3%)·온라인쇼핑 신뢰 하락(38.0%)·판매자 도산(30.4%) 등을 들었다.

실제로 티메프 사태로 인한 일부 소비자 이탈로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티몬 사태 직후인 8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전월 대비 2.0% 감소한 11조 3992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7년 이후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감소세를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티메프 사태로 인해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대형 플랫폼으로의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