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사태 후 e커머스 업계…"셀러 늘었지만 불황은 여전"

온라인 종합몰 거래액 첫 감소…e쿠폰·여행업 등 타격
셀러·소비자 확보에 더욱 안간힘…"하반기 대형행사 주목"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티메프(티몬·위메프) 대규모 미정산 사태가 발생한 지 두 달여가 지난 가운데, 쿠팡을 제외한 e커머스 플랫폼들은 여전히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장기적인 고물가·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소비 심리가 위축된 데 더해 티메프 사태로 e커머스 플랫폼에 대한 소비자와 셀러들의 신뢰가 떨어진 탓으로 분석된다.

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티메프 사태 직후인 올 8월 온라인쇼핑 종합몰 거래액은 11조3992억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2360억 원) 감소했다.

온라인 종합몰 거래액이 전년보다 줄어든 건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7년 이후 모든 달을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티몬과 위메프에서 빠른 유동성 확보를 위해 남발했던 e쿠폰이나 상품권, 여행 상품 매출이 큰 타격을 입었다고 업계는 전한다.

A업체 관계자는 "e쿠폰 판매는 7, 8월 모두 감소 추세였다가 9월 들어 회복하고 있다"며 "하지만 안전 거래를 선호하는 대형 유통사들이 e쿠폰이나 상품권 공급 규모를 줄이고 플랫폼들도 프로모션 등을 축소하면서 전체적인 거래액은 줄었다"고 말했다.

B업체 관계자는 "티메프 사태에도 엔저 효과로 인해 해외여행 상품 거래는 꾸준히 이어졌는데, 다시 엔화 가치가 오르면서 해외여행 카테고리 판매가 감소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업계는 각종 프로모션 정책으로 충성 고객을 늘리고 양질의 셀러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며 티메프 사태 이전보다 더욱 치열한 경쟁력 강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G마켓과 옥션의 셀러 지원 프로모션인 '상생 프로젝트', 미정산 피해 셀러들을 위한 11번가 '굿 세일 위크' 기획전, 신규 입점 셀러의 수수료를 면제하는 롯데온의 '여름 휴가비 더블 지원 이벤트' 등이 대표적이다.

소비자를 상대로는 G마켓과 옥션이 '신세계유니버스클럽' 신규 가입 고객에 연회비 인하 및 1년 무료 연장 혜택을 제공하고 '무료 배송 이벤트'를 실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와 셀러 모두 침체된 분위기라 몇 배 더 노력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귀뜸했다.

일련의 노력들과 티메프 사태로 인한 반사이익이 더해져 기존엔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던 일부 e커머스 업체들은 셀러 및 신규 가입자 수가 늘어나는 기저효과를 볼 수 있었다.

롯데온은 전월 대비 신규 가입 고객 증가율이 지난 7월 10%, 8월 15%, 9월 10%가량 증가하고, 모바일 앱 월간 활성사용자수(MAU)는 8월 7%, 9월 5%가량 늘었다. G마켓은 신규 입점 셀러가 8월 6~12일 기준 직전 월 대비 59% 증가했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 주머니를 열기 쉽지 않다보니 티메프 사태가 있었던 만큼 올해는 e커머스 대형 행사가 몰려있는 하반기가 중요하다"며 "성공 여부에 따라 도약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여부가 판가름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y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