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가격제 역풍]③ "매출 30%가 배달 수수료…가게 문 닫을 처지"

버거 업계는 이미 이중가격 만연…한솥 "배달 매출 30% 플랫폼에 지불"
"동네 떡볶이집도 이중가격"…"배달앱 해결 안 되면 전체 가격 올려야"

서울 시내에서 라이더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우리도 안 하고 싶었다"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최근 배달 플랫폼과 프랜차이즈 업체·소상공인 사이에 벌어진 이중가격 논란이 심화하고 있다. 업체들은 잇달아 이중가격 도입을 선언하며 배달 중개 수수료 부담으로 인한 "울며 겨자 먹기"라는 입장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이중가격제 도입은 업종을 불문하고 확산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곳은 버거 업계다. 롯데리아가 지난달 24일 이중가격 도입을 선언하면서 소비자들 관심이 커졌다. 이미 버거킹, KFC, 맥도날드 등의 업체들은 상당수 매장과 배달 서비스 가격을 달리 받아왔고, 맘스터치는 직영점을 우선으로 테스트 해본다는 입장이다.

도시락 프랜차이즈 업체 한솥도 최근 누리집을 통해 "배달 플랫폼 무료 배달 서비스에 따른 각종 비용을 지속적으로 인상해 배달 매출의 약 30%를 배달 플랫폼에 지불하게 됐다"며 "이로 인해 배달의 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전용 판매가를 별도 운영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저가커피 브랜드인 메가MGC커피·컴포즈 커피 등이 일부 점포에 한해 이중가격제를 도입한 상황이다. 치킨 업계는 메뉴 자체가 가격 인상에 민감해 조심스러워하고 있지만, 향후 한국프랜차이즈협회와 배달 플랫폼 업체의 협상 결과를 보고 움직인다는 계획이다.

한솥 누리집 갈무리

"동네 떡볶이 집도 이중가격 중…배달앱 비용으로 문 닫을 처지"

소비자들 사이에선 '무료배달'이 이중가격으로 돌아와 무료배달의 의미가 퇴색됐다는 불만도 적진 않지만, 입점 점주들은 난처하다는 입장이다.

한 버거 업계 관계자는 "원재료 비용 상승도 있고, 인건비에 전기세, 임대료 등 복합적인 것들이 눌려왔다"며 "부득이하게 이중가격제를 적용 하고 있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솔직히 말해서 최근에 롯데리아 등이 공식적으로 선언하면서 이슈가 됐지만, 동네 떡볶이집 같은 점주들도 다 이중 가격 하고 있었다"며 "포장 주문하면 현장에서 앱 결제를 취소하고, 매장 가격으로 다시 결제하는 경우도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음식 가격 대비 배달 플랫폼 비용(배달 중개 수수료+배달비+결제수수료)을 추산한 결과 △1만 원 46% △2만 원 30% △3만 원 24.7%의 비중의 배달 비용이 점주에게 전가됐다.

외식업계에서 적정한 부동산 임대료 비중을 매출의 10% 수준으로 보는데, 이를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다. 배달 플랫폼 시장 1위 업체인 배달의 민족은 지난 8월 중개 수수료율을 9.8%로 인상한 바 있다.

정현식 프랜차이즈산업협회 협회장은 지난 27일 기자단담회에서 "너무 높은 배달앱 비용으로 문을 닫아야 할 처지에 내몰리고 있다"며 "배달 수수료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가격을) 모두 같게 인상하든지, 이중가격을 선택하는 방법뿐"이라고 호소했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