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면·꼬북칩의 변신"…잘 만든 파생상품 하나, 열 신제품 안 부럽다

식품업계, 스핀오프 상품 속속 출시…브랜드 정체성에 새로운 맛·식감 더해
"홍보 효과+재구매 유도"…'1주일에 100만봉' 팔린 먹태깡 신화 재현할까

농심 '신라면 툼바 큰사발면'(농심 제공).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최근 식품업계에서는 인기 제품을 변형한 '스핀오프'(파생 상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인기 브랜드의 고유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맛과 식감을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지난달 23일 '신라면 툼바'를 출시했다. 농심 스테디셀러 라면인 신라면에 우유와 치즈·새우·베이컨 등을 넣어 만든 라면이다. 신라면 툼바는 고유의 맛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풍미를 추가해 출시 2주 만에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편의점주 A 씨는 "지난주 출시 이후 반응이 좋아 진열대에 있는 상품이 모두 나가 재발주를 했다"고 말했다.

오리온도 최근 캐러멜을 듬뿍 넣은 '꼬북칩 카라멜 팝콘맛'을 출시했다. 100억 원을 투입해 2017년 처음 선보인 꼬북칩은 미국 등 전 세계 23개국에서 판매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번에 출시된 꼬북칩 카라멜 팝콘맛은 겹당 두께를 세밀하게 조정해 캐러멜로 감싸 기존 폭신한 팝콘에서 느낄 수 없는 빠삭한 식감을 완성했다.

편의점 CU와 하림도 용가리 25주년을 맞아 스핀오프 제품을 내놨다. 1999년 처음 출시된 용가리 치킨은 공룡 모양을 본떠 만든 순살 너겟으로 너겟은 물론 도시락·비빔면·닭가슴살 등 총 8가지의 스핀오프 상품을 출시했다. 특히 도시락·닭가슴살·튀김꼬치는 용가리 치킨 크기를 기존 제품 대비 약 8배 키웠다.

식품업계가 기존 인기 제품을 변형한 스핀오프 상품을 꾸준히 내놓는 이유는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제품을 내놓음으로써 홍보 효과를 누리면서 안전한 매출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우깡의 스핀오프 제품인 '먹태깡'이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새우깡의 스핀오프격으로 출시된 먹태깡의 인기는 다소 사그라들었지만 지난해 출시 직후 품절 대란을 일으키며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1주일 만에 100만 봉 넘게 팔리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자 일부 편의점에서는 발주해도 제품을 못 받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업계 관계자는 "스핀오프 제품은 기존 인기 제품의 브랜드 경쟁력을 활용해 신제품 보다 소비자들의 초기 관심을 끌기 쉽다"면서 "맛·디자인·패키지 등을 변형해 소비자 취향을 반영할 수 있으며 재구매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점도 스핀오프 제품의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