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도 '반값'…에이피알 널디, 눈물의 재고떨이

겨울 장사 다인데…패딩 60% 할인·스테디셀러 반값 판매
'패션·뷰티 스타트업→글로벌 뷰티테크 기업' 포지셔닝

매장 모습.(널디제공)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아이유, 태연 등 아이돌 트레이닝복으로 유명세를 탔던 에이피알(278470)의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널디가 눈물의 재고떨이에 나서는 신세로 전락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널디 공식 홈페이지에서 모든 제품을 할인 판매하고 있다.

특히 신상품인 24FW 시즌 제품도 반값에 판매 중이다. 스테디셀러로 꼽히는 트랙 탑과 트랙 팬츠는 30~50% 할인 판매한다.

패딩의 계절 FW 시즌이 다가왔음에도 겨울용 제품인 다운 패딩이나 퍼 재킷은 최대 60% 할인 판매하고 있다. 선선한 가을 날씨에 입기 제격인 아노락, 바람막이, 재킷 역시 할인율이 60%에 달한다.

패션업계 최대 성수기 시즌을 앞두고 겨울 장사 채비에 나서는 일반적인 경우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통상 패션업계는 FW 시즌 실적이 1년 실적의 90%에 이르기 때문에 가을 겨울 장사에 주력하고는 한다. 단가가 높은 고가의 제품을 다량 판매하는 것.

반면 널디는 지난 시즌 제품은 물론 신제품에 대해서도 울며 겨자 먹기로 재고떨이에 나선 셈이다.

널디는 최근 수년간 실적이 부진하자 가격 할인 정책으로 맞서는 모양새다.

금융감독원 전가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피알의 의류패션부문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255억 원으로 전년 동기 401억 원 대비 36.41%나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영업 손실은 14억 원에서 55억 원으로 292.86%나 폭증했다.

최근 에이피알은 부진한 패션 사업 대신 뷰티 사업에 힘쓰면서 '글로벌 뷰티테크 기업'으로 이미지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주력 제품인 뷰티 디바이스 '메디큐브 에이지알'은 지난 4월 둘째 주 기준 국내외 누적 판매량이 200만 대를 넘어섰다. 2021년 3월 브랜드 내 첫 뷰티 디바이스 '더마 EMS'를 선보인 이래 약 3년 2개월 만이다.

에이지알의 매출 역시 빠르게 늘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82.8% 성장한 2000억 원을 돌파했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종전에도 널디의 할인폭은 작지는 않았다"며 "매출을 끌어올리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jinn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