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땅 파서 배달하나요"…가맹점주, 이중가격은 생존 위한 불가피한 선택

롯데리아 이중 가격 도입에 관심↑…프랜차이즈 업계 일찌감치 공지 중
배민·쿠팡이츠, "네 탓" 책임 공방…약 10% 중개 수수료 "이중가격 할 수밖에"

서울의 한 음식점에서 배달 기사들이 음식을 가져가고 있는 모습. 2024.7.10/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우리도 배달 대행료를 다 내야 하는데, 우리는 땅 파서 배달하나요"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최근 배달 플랫폼과 프랜차이즈 업체·소상공인 간 이중가격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무료 배달 비용으로 높아진 수수료가 소비자에게 전가됐다는 지적이지만, 점주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 플랫폼 내에서 이중가격을 받는 것은 이미 만연한 상황이다. 최근 롯데리아가 본사 차원에서 이중가격 정책을 밝혀 관심도가 커졌지만, 오래전부터 매장 가격과 배달 앱 내 가격을 달리 받아왔다는 것이다.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는 24일부터 가맹점 생존권 보장을 이유로 매장 가격과 배달 가격을 분리 운영한다고 밝혔다. 적게는 700원에서 많게는 1300원가량 차이 나는 가격으로 판매한다. 고객들의 알권리와 선택권 보장을 위해 배달 플랫폼 내에서 관련 내용도 공지했다.

맥도날드 역시 배달앱에서 관련 공지를 하고 있었고, 최근 일부 매장에 공지가 안 된 것을 확인하고 추가 조치까지 마쳤다. 이외에도 KFC, 파파이스 등의 업체도 차등 가격을 도입하고 있고, 메가MGC커피, 컴포즈커피 등 커피 브랜드에서도 일부 점포에서 배달앱 내 다른 가격을 적용 중이다.

프랜차이즈 외의 일반 식당 점주들은 앱 내 가격이 달라 포장 시 포장 결제를 현장에서 취소하고, 다시 매장 가격으로 결제하는 경우도 상당하다.

서울 시내의 한 롯데리아 매장. 2024.9.2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코로나19 시기 배달 시장은 특수를 누렸는데, 커진 배달 수요로 2021년 이후 배달 대행료는 점차 증가했다. 그러면서 점주들이 부담해야 하는 배달 대행료뿐 아니라 소비자들의 배달비 부담 역시 커졌다.

이에 최근 배달앱들은 자사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올해 초부터 '무료배달' 서비스 도입에 나섰다. 고객들에게는 배달료를 받지 않고, 점주들에겐 자체 배달 서비스를 통해 2900원의 배달료를 받았다.

그러나 문제는 점주들이 10%에 가까운 중개 수수료를 내야 하고, 여전히 높은 배달료인 2900원은 지불해야 한다. 배민은 무료 배달 도입 후 중개 수수료를 기존 6.8%에서 9.8%로 인상했다.

이에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배민을 공정위에 신고하겠다고 나선 상황이다. 배민과 쿠팡이츠는 이를 두고 서로 '이중가격'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책임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배달앱이 수수료를 마음대로 올리면 점주들은 부담이 말도 안 되게 높아진다"며 "결국 이중가격 같은 시도를 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중가격은 배달 대행이 활성화되던 10년 전부터 도입된 시스템"이라며 "배달 가격을 차등해 받는 것은 다양한 제반 비용을 고려한 결과"라고 전했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