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가을 가고 긴 겨울 온다…부츠 매진에 어그·패딩 판매 급증

늦더위 기승에 3Q 특수 사라져…할인 프로모션 등 대응
10월부터 겨울 시즌 공략 앞두고 일부 제품 품절 이어져

서울 명동거리의 한 의류매장에 반팔셔츠와 패딩점퍼가 나란히 걸려 있다. 2024.8.25/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 올해 기후변화로 여전히 한낮 기온이 20도를 웃도는 날씨가 이어지면서 패션업계 트렌드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통상 8월부터 가을겨울(FW) 신상 판매에 돌입해 3, 4분기 매출 방어에 나서지만 올해는 지속적인 폭염으로 가을 제품 판매율이 예년보다 저조한 데다 판매실기(시즌에 맞는 실제 판매 시기)가 짧아지면서 이른 겨울 채비에 나서고 있다.

특히 주요 백화점이 일제히 가을 정기 세일에 나서면서 패션업체들은 자체 온라인을 중심으로 프로모션에 돌입하는 등 얼리 패션족을 겨냥한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이 패션관을 중심으로 27일부터 정기 세일에 나서는 가운데 롯데백화점의 경우 한섬·삼성·LF 등 국내 주요 패션업체와 협업해 'Autumn Outer Collection' 행사를 진행한다.

패션업체들도 자체 온라인몰을 통한 가을 세일전을 전개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3일부터 SIVILLAGE(에스아이빌리지) 공식몰에서 페이백 가을 프로모션에 나섰으며 LF도 LF몰에서 오는 30일까지 브랜드 FW 신상을 한데 모은 '신상 쇼케이스' 기획전을 진행한다. 한섬 역시 오는 29일까지 'AUTUMN VIBE'를 진행하며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경우 11월 시즌오프를 준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폭염이 지나자마자 서리 소식까지 이어지는 등 '짧은 가을'로 판매실기가 짧아진 데다 올해는 이른 한파까지 예상되면서 가을, 겨울 시즌을 동시 공략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프로모션을 통한 재고 소진이나 백화점 세일이나 아웃렛 연계 등 판매 트렌드가 바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한섬의 경우 통상 9월에는 F/W 중심으로 판매가 이루어지는데 올해는 S/S 상품 수요가 이어졌다.

가을 신상 판매 시기 감소에 따른 이른 겨울 시장 공략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어그나 패딩, 트위드 재킷, 트렌치코트 등 늦가을부터 겨울 시즌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율을 높이고 있다.

이탈리아 명품 아우터 브랜드 에르노(HERNO)의 경우 이미 일부 제품이 품절돼 구매할 수 없을 만큼 인기를 끌며 8월 말~9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면세점 제공)

삼성물산 패션부문 빈폴레이디스의 헌팅 아우터, 트위드 아이템에 대한 판매가 늘고 있다. 갤럭시의 경우 간절기 상품을 다양화하는 전략으로 스웨이드 점퍼, 스태디움 후드 점퍼, 코듀로이 헤링턴 아우터 등 중심으로 전년 대비 200% 이상 신장했다.

LF 역시 FW 패션 트렌드 중 하나인 '보헤미안 시크'를 중심으로 일부 제품 품절 사태가 이어지면서 리오더를 진행 중이다. LF가 국내 전개하는 프랑스 럭셔리 디자이너 브랜드 '이자벨마랑'은 프린지 디테일의 코트, 부츠, 가방 등을 선보인 가운데 빈티지한 무드의 레더 재킷은 출시와 동시에 품절됐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업계는 날씨 변동 여파가 큰데 늦더위로 가을 시즌 전략에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패딩, 페이크 퍼 등 헤비 아우터 판매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울 명동 거리에서 시민들이 겨울 옷을 고르고 있다.(자료사진) 2023.11.8/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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