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본사서 "차등 가격 도입"…프랜차이즈vs배달업체 '줄다리기'

롯데리아, 가맹점주와 차등 가격 정책 수립…이미 여러 업체서 도입 중
"소상공인 수수료 부담, 소비자에게 갈 수밖에"…오늘 5차 상생협의회

서울의 한 음식점에서 배달 기사들이 음식을 가져가고 있는 모습. 2024.7.10/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배달 수수료를 둘러싼 프랜차이즈 업계와 배달플랫폼 앱의 갈등이 이중가격제 확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부 프랜차이즈에서는 본사 차원에서 매장과 배달 서비스 가격을 분리하면서 갈등이 더욱 팽팽해지는 모습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는 오프라인 매장과 배달 서비스의 가격을 분리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롯데리아는 전국가맹점협의회와 협력해 배달 서비스의 차등 가격 정책을 수립했고, 제품별 차등 가격은 단품 메뉴에서 700~800원, 세트 메뉴에서 1300원 수준이다.

배달앱에서는 가격을 차등해 적용하는 사례는 롯데리아가 처음은 아니다.

이미 KFC, 파파이스, 맥도날드, 프랭크버거 등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일부 제품에 한해 배달앱에서는 더 높은 가격을 받고 있다. 적게는 100원에서 많게는 1000원 이상 차이 나는 메뉴도 있다. 맘스터치는 점주협의회의 요구가 있어 일부 매장에서 차등 가격을 테스트 후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메가MGC커피, 컴포즈커피, 이디야커피 등 커피 브랜드에서는 차등 가격 도입을 밝히진 않았지만, 이미 일부 점포에서는 다른 가격을 적용 중이다.

프랜차이즈업체들이 이처럼 차등 가격제를 속속 도입하고 있는 이유는 배달플랫폼 업체들과의 수수료 갈등 때문이다.

국내 배달플랫폼 업체들은 '배달비 제로' 정책을 내세우면서 자영업자들에게 받는 수수료를 인상했다. 업계는 9% 후반대 수수료를 보이고 있는데, 공공배달앱의 2%와는 큰 차이다.

앞서 프랜차이즈 본사에서는 차등 가격을 나서서 도입하긴 어려웠다. 배달앱 측에서 영업을 방해하는 행위로 보고 프랜차이즈 본사의 프로모션을 방해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속되는 부대비용 상승에 배달앱 수수료까지 오르면서 프랜차이즈업체에서는 더는 참기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차등 가격이라도 도입하지 않으면 소비자 가격을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국내 버거 프랜차이즈 업계는 이미 올해 대부분의 업체가 100~400원가량 가격을 인상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지난 6일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배달앱 업체들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프랜차이즈협회 관계자는 "배달앱들은 '무료배달'이라고 하지만 소상공인들에게 수수료를 올리면서 부담을 주는 상황"이라며 "결국 소비자들에게 불편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프랜차이즈협회는 당초 추석 연휴가 끝난 직후인 1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1위 업체인 배민을 우선 공정위에 신고할 예정이었지만, 배민 측에서 대화를 제안하면서 잠정 연기한 상태다. 비대위의 의견을 청취한 배민은 이날 정부와 진행하는 상생협의체 5차 회의에서 문제 해결책을 갖고 오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전망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프랜차이즈협회는 "바로 결론이 날 것 같진 않다"며 "상생협의체에서 어느 정도까지 내놓느냐에 따라서 내부적으로 검토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