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으로 몸집 불리는 中 쉬인…e커머스 프리미엄 시장 '경계'
가품 논란 속 한국 명품 플랫폼 입점 확대하며 영역 확대
C커머스·티메프발 여파 '신뢰도'…온라인 명품시장 재편
- 김명신 기자
(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 중국계 e커머스이자 글로벌 패스트패션 플랫폼 '쉬인'(SHEIN)이 한국 명품 플랫폼과 손잡고 명품 강화에 나서면서 국내 e커머스업계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가격경쟁력으로 한국 고객을 흡수하고 있는 쉬인이 명품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국내 오픈마켓 명품 판매나 명품 플랫폼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직매입이나 위수탁 중심 플랫폼들과는 경쟁력에서 비교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으로, 일각에서는 양극화 현상에 따른 온라인 명품시장 재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명품 플랫폼 발란이 쉬인의 명품 카테고리에 입점, 판매를 시작했다. 발란 측에 따르면 올 상반기 쉬인과 중국 리셀 플랫폼 시장 점유율 1위 ‘포이즌’(POIZON)으로부터 판매 제휴를 받아 7월부터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최근 본격적인 입점 활동에 돌입했다.
발란 관계자는 "시험 운영을 통해 매출 가능성을 확인하고 입점을 확정했으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파트너를 선별해 총 20만 개의 명품 포트폴리오를 플랫폼(쉬인)에 공급할 계획"이라면서 "국내 명품 플랫폼 중 거래액 규모가 가장 큰 데다 가품에 대한 엄격한 심사 등 신뢰도 측면에서 시너지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C커머스를 중심으로 가품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 왔던 만큼 한국의 플랫폼에 대한 신뢰도와 맞물려 긍정적인 효과가 반영될 것이라는 입장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기업가치 1000억 달러(약 130조 원)를 넘긴 쉬인이 명품시장 진입과 가격경쟁력으로 대응에 나설 경우 미칠 파장이 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무엇보다 병행 수입업체나 명품 플랫폼업계, 오픈마켓 등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A 플랫폼 관계자는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 명품 시장은 신뢰도가 관건인데 가품 논란의 쉬인이 어느 정도 신뢰 회복에 나설지는 회의적"이라면서도 "그러나 쉬인은 글로벌 플랫폼인 만큼 ‘가격 경쟁력’은 동업계에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온라인 명품시장의 핵심이 '가품 논란'인 만큼 직매입이나 위수탁 거래의 플랫폼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셀러가 입점해 판매하는 시스템은 꾸준히 가품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데다 쉬인 명품과 비교해 셀러나 상품력에서 변별력이 낮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실제로 명품 플랫폼의 경우 엔데믹 후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양상이다. 모바일 빅데이터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오케이몰, 발란, 트렌비, 머스트잇 등 명품 플랫폼의 카드 결제액은 2022년 9245억 원 수준에서 2024년 기준 3758억 원으로 59% 급락했다.
e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직매입이나 글로벌 브랜드가 자체 입점하는 형태의 판매 방식이 아닌 플랫폼들은 상품 DB를 끌어오는 개념으로, 쉬인 여파가 있을 수 있다"면서 "그러나 SSG닷컴이나 롯데온 등은 백화점과 연계된 신뢰도나 글로벌 브랜드 유치력, 가품 변별 시스템 등 자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 파장이 크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SSG닷컴의 경우 2021년 8월 SSG개런티 서비스를 중심으로 보증, 배송, 사후관리까지 ‘원스톱 명품 플랫폼’ 구축 아래 위변조가 불가능한 NFT 기반의 명품 디지털 보증서 ‘SSG 개런티’와 가품 200% 보상제를 활용해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올해 명품 관련 상품과 서비스를 모은 큐레이션으로 '앱인앱(App in App)' 형태의 기존 명품 전문관을 개편했으며 신세계백화점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기반으로 명품 브랜드사와 단독 상품 출시, 선론칭 등을 진행 중이다.
롯데온 역시 온앤더럭셔리의 명품 사전 검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전담 인력이 파트너사(브랜드)에 직접 방문해 판매할 상품을 직접 검수하고 검증된 상품만 판매, 이후 전담팀 모니터링도 지속적으로 진행된다. 하반기에는 패션, 뷰티 집중 강화 전략으로, 현지 부티크와의 제휴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lil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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