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K-유통' 선봉장, 베트남서 영토 넓히는 롯데마트·이마트
"하루 김밥 500줄·피자 3000판 판매…F&B 효과 극대화"
자체 브랜드로 가격 경쟁력 확보…"베트남 대표 대형마트로"
- 김진희 기자
(호찌민=뉴스1) 김진희 기자 = 베트남 1위 대형마트 자리를 두고 격돌 중인 롯데마트와 이마트가 베트남에 진출한 지 각각 16년, 8년을 맞았다.
롯데마트와 이마트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전략으로 베트남에서 영토를 넓히고 있다.
◇1년 새 델리·베이커리 매출 40% 신장…"고객에 차별적 경험 제공"
지난달 18일 낮 베트남 호찌민 소재 롯데마트 남사이공점을 찾았다. 남사이공 매장은 2008년 개점한 1호점으로 외국인, 특히 한국인이 밀집한 7군에 위치하고 있다. 두 개 층 2500여 평(약 8265)에 달하는 규모로 압도적인 크기를 자랑했다.
마트 1층 매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푸드 코트 격인 '요리하다 키친'을 만나볼 수 있었다. 직접 조리 과정을 지켜보고 원하는 메뉴를 구매하는 방식이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9월 웨스트레이크점을 시작으로 마트 내 '요리하다 키친'을 선보이고 있다.
김밥, 떡볶이, 도시락, 소떡소떡, 닭강정 등 한국 메뉴에 '요리하다'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스시, 웨스턴 푸드 등 다양한 즉석조리 상품도 판매됐다.
한국 롯데마트 FIC 소속 셰프들이 직접 현지에 방문해 기술을 전수하고 신상품 레시피를 교육, 한국 오리지널 맛을 그대로 구현했다고 한다.
특히 마트 푸드 코트에서는 취식이 가능해 주말을 맞아 마련된 자리가 꽉 차 있었다.
1~8월 기준 베트남 내 롯데마트 전점 MS(델리, 베이커리 등)의 매출 신장률은 전년 대비 40% 이상 뛰었다.
1층 안쪽에는 과일 및 해산물 코너가, 2층에는 가공/선물/비식품 코너가 조성돼 있었다.
라면, 화장품 등 매장 곳곳에 한국 상품들이 전진 배치돼 있다. 롯데마트 자체(PB) 브랜드 초이스엘 제품도 다양했다. 한편에는 한국 상품만 모아 놓은 '한국존'(KOREA ZONE)도 자리 잡았는데 베트남 현지인이 북적여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실제 마트를 찾은 현지 방문객의 카트만 보더라도 한국 라면, 과자가 수북했다.
롯데마트는 베이커리 열풍도 일으키고 있다. 8월 리뉴얼을 통해 연 한국 롯데마트의 치즈앤도우 풍미소에는 기다란 줄이 이어졌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한국 상품은 베트남에서 가격 및 품질에 대한 이미지도 이미 검증돼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며 "고객에게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해 입지를 다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없는 게 없는 노브랜드, 올해 매출 80억 원 눈앞"…가격 경쟁력 우위
이마트는 노브랜드, 데이즈 등 자체(PB) 브랜드를 주력으로 K-상품의 대표 브랜드이자 대표 유통사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달 방문한 호찌민 소재 이마트 살라점은 베트남 이마트 2호점으로 2030세대가 주로 방문하는 오피스 고급 상권에 위치해 있다. 대형 쇼핑몰 지하 1층에 입점해 유동인구 유입이 활발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노브랜드 코너였다. 이마트 살라점 노브랜드 코너는 규모가 매우 크고 없는 제품이 없어 마치 한국에 있는 듯했다.
이마트는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우유, 초콜릿, 과자 등 대표 품목의 경우 유럽, 동남아 등의 노브랜드 제조사 직소싱으로 상품을 매입해 판매 중이라고 한다.
노브랜드는 베트남 3개 점에서 지난해에만 약 70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에는 8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마트 역시 푸드코트의 인기가 대단했다. 이마트는 베트남 식문화를 반영해 한국과는 다르게 매장 내에서 취식이 가능하도록 키친 테이블을 설계해 놨다.
푸드코트에는 계산을 기다리는 대기 줄이 겹겹이 생겼다. 이마트 살라점 주말 기준 하루 평균 방문 고객은 1만~1만 2000명 수준이다. 델리와 베이커리 코너가 있는 푸드코트는 주말 기준 평균 6000~7000명이 방문한다.
이마트 관계자는 "하루 평균 김밥 500줄, 피자 3000판, 떡볶이는 300인분이 판매된다"며 "푸드코트에 고객이 많이 찾아오며 F&B가 높은 집객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이마트 살라점은 신선 매출 구성비가 30%대로 타 이마트 대비 10% 정도 많은 편이라고 한다. 신선식품 구매 시 가격보다는 고품질의 우수한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실제 이마트 신선식품 코너는 품질 좋은 야채와 과일, 싱싱한 육류와 어류로 가득했다.
델리/베이커리 코너도 방문객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바게트, 크루아상, 케이크 등 한국보다 제품 종류가 다양했다. 이마트 살라점 방문 고객 중 절반가량이 델리/베이커리를 구매해 간다고 한다.
이마트는 베트남 현지 타코그룹과 손잡고 이마트를 운영 중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베트남에서 광범위한 네트워크 및 자산을 보유한 현지 파트너사와 긴밀히 협업해 동남아시아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jinn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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