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포갈릭. 권고사직 강요하더니…"추석 선물로는 재고 떨이"

인수 직후 권고사직 중…이커머스팀 직원들 나가자 밀키트 재고로
콜드체인 고려 없이 일단 매장으로 배송, 직원들이 픽업

서울 중구 MFG코리아 본사 1층. 산하의 매드포갈릭, 데이터온, 환공어묵의 간판이 걸려있다. ⓒ News1 이형진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최근 임마누엘코퍼레이션으로 인수를 마친 매드포갈릭이 직원들의 권고사직 논란으로 내홍을 겪는 가운데, 이번엔 추석 선물과 관련해 내부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커머스 팀 인원들을 내보내면서 남게 된 자사의 재고 상품을 직원들의 명절 선물로 떠넘겼다는 지적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매드포갈릭을 운영하는 MFG코리아는 지난 4일 매각 완료 후 여러 차례 직원의 권고사직을 진행하고 있다.

임마누엘코퍼레이션 산하로 인수 완료 후 이튿날인 5일부터 윤다예 신임 대표 등 새 경영진은 직원들과 면담을 진행했고, 마케팅팀 대부분과 시설팀, 경영지원팀, 연구개발팀(R&D) 팀 직원들에 대해 권고사직을 제안했다.

특히 또 계열사 내 매장 솔루션 담당 자회사인 데이터온의 이커머스 담당 직원들도 사직 처리했는데, 문제는 이로 인해 밀키트 제품들이 재고로 남았다는 것이다. 해당 직원들은 사실상 매드포갈릭의 밀키트·간편식 등을 만드는 부서와 밀접한 업무를 해왔다.

새 경영진은 회사 경영을 맡자마자 이른 추석 명절을 맞게 됐고, 이커머스 사업 철수 후 남은 재고 상품을 직원들에게 추석 선물로 '떨이 배포'했다는 것이다.

남은 재고를 직원 수에 따라 매장으로 강제로 배송했고,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매장에서 추석 선물을 챙겨가도록 했다.

문제는 냉동·냉장 등 콜드체인이 필수인 제품들을 배송 매장의 재고 상황 등을 확보하지 않고 강제로 내려보냈다는 것이다. 기후변화 등으로 9월까지 늦더위가 지속되는 가운데, 콜드체인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면 제품의 변질이 발생할 가능성도 작지 않다.

MFG코리아 새 경영진은 MFG코리아 인수 당시 고용보장 3년 조건을 내걸었지만, 직원들을 지속적으로 내보내고 있다. 내부에선 누가 언제 나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권고사직 대상은 10년 이상 근속한 팀장급 직원부터 일반 팀원까지 전반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사직까지 한 달의 기간만 주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1은 MFG코리아 새 경영진 측에 관련 내용을 묻기 위해 여러 차례 문의했지만, 별다른 답을 들을 수 없었다.

박현종 전 bhc그룹 회장(왼쪽)과 윤다예 신임 MFG코리아 대표. (뉴스1 DB)

임마누엘코퍼레이션은 지난 7월 말 MFG코리아의 기존 주인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펄마캐피탈과 500억 원 규모의 MFG코리아 매각 계약을 체결한 후, TGI프라이데이 본사의 매각 승인 등 여러 절차를 거쳐 지난 4일에야 인수 과정을 마쳤다.

임마누엘코퍼레이션의 윤 대표는 박현종 전 bhc그룹 회장의 최측근 인사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임마누엘코퍼레이션의 인수를 두고 동종업계 취업 제한에 걸려있는 박 전 회장이 측근 인사를 통한 대리 경영을 펼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임마누엘코퍼레이션은 박 전 회장이 출석 중인 교회 이름과 같은 이름이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