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끼워팔기' 조사 나선 공정위, 압박수위↑…유통업계 긴장감

1600억대 과징금 석달만에 현장조사
OTT 혜택, 타 e커머스도 있어…유통업계 긴장감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자사 멤버십 회원에게 쿠팡플레이, 쿠팡이츠 서비스를 끼워팔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쿠팡에 대해 조사에 나섰다.

앞서 쿠팡이 자체브랜드(PB) 상품을 부당 우대했다면서 1600억 원대 과징금을 부과한 지 석 달 만이라 유통가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11일 업계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10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에 조사관을 보내 현장 조사를 했다.

쿠팡이 와우 멤버십 가격을 약 58% 올리면서 쿠팡플레이, 쿠팡이츠 알뜰배달 서비스를 무료 제공한 게 공정거래법상 금지된 끼워팔기에 해당한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다.

앞서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등으로 구성된 온라인플랫폼 이용자 불만 신고센터는 6월 쿠팡을 이같은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공정위에 신고했다.

이들은 소비자가 굳이 쓰지 않는 서비스를 끼워주며 요금을 올린 뒤 다른 선택지는 제공하지 않는 행위가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이와 관련 8월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쿠팡의 끼워팔기에 대한 신고가 접수돼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공정위는 7월 구글코리아에도 구독제 음원 서비스 '유튜브 뮤직' 끼워팔기 혐의에 대해 제재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발송한 바 있다.

구글은 2019년부터 광고 없이 영상을 볼 수 있는 유튜브 프리미엄 요금제(월 1만 4900원)에 가입하면 유튜브 뮤직을 무료 제공했는데, 공정위는 이같은 행위가 영상 시청만 원하는 이용자에게 유튜브 뮤직 가입을 강제해 선택권을 제한했다고 판단했다. 이번에 공정위가 조사하는 쿠팡 혐의도 이와 비슷하다.

이로 인해 쿠팡은 PB상품 부당 우대로 공정위로부터 1628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지 석 달 만에 또 조사를 받게 됐다.

쿠팡 측은 "조사 중인 사항에 관해서는 확인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업계에선 유료 구독제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혜택은 쿠팡만 있는 게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엔 티빙 방송 무제한 혜택이 있고, 11번가를 통해서도 가입 가능한 SK텔레콤 멤버십 우주패스엔 웨이브 이용권, 플로(FLO) 이용권 등이 있다. 다만 이들 혜택은 쿠팡과 달리 다른 혜택으로 대체할 수 있는 차이가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도, 우주패스도 OTT 혜택이 있고, 쿠팡이 이번에 멤버십 요금을 올리면서 OTT나 배달 혜택을 추가한 게 아니라 초창기부터 무료 제공한 서비스 아닌가"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쿠팡이 PB 부당 우대 관련 과징금 부과에 반발해 불복 소송을 낸 사실이 9일 알려진 지 하루 만에 공정위의 쿠팡 현장조사 소식이 전해지면서 쿠팡에 일종의 '괘씸죄'가 적용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쿠팡의 행정소송 제기는 예정된 수순이어서, 공정위가 최근 추진하는 법 개정 관련해 쿠팡은 규제 대상에서 빠진 점이 오히려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며 "연이은 유통가 조사에 업계 긴장감은 높아지는 분위기"라고 했다.

smi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