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外人매출 21%↓…"내국인 유치 위해 입국장 인도장이라도"

7월 외국인 매출 전월대비 21%, 전년대비 0.5%↓ 7466억
따이공 매출감소 여파…"입국장 인도장 확대시 구매편의↑"

서울 중구 한 면세점(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국내 면세점의 외국인 고객 매출이 한 달 새 20%가량 감소하며 면세업계가 좀처럼 회복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면세점 '큰 손'인 중국 보따리상(따이공) 매출이 빠진 여파로, 업계 일각에선 내국인 수요라도 잡기 위해 입국장 인도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7월 국내 면세점 외국인 매출은 6월 대비 21.2% 줄어든 7466억 원이었다. 같은 기간 외국인 이용객 수 감소가 2.7%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매출 감소폭이 크다. 7월 외국인 이용객은 79만 명이었다.

전년 동월 대비로도 외국인 매출은 소폭(-0.5%) 빠졌다. 1년 전과 비교해 외국인 이용객은 39.6% 증가했는데도 매출은 올라오지 못한 것이다.

7월 면세점 내국인 이용객은 157만 명으로 전월 대비 1.4%, 전년 동월 대비 12.8% 각각 증가했다. 내국인 매출은 2598억 원으로 전월, 전년 동월 대비 각 3.1%, 12.8% 늘었다.

내·외국인 합산으로 살펴보면 7월 국내 면세점 이용객은 전월 대비 0.01% 감소했고 매출은 16.1% 줄어 매출 감소폭이 컸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 봐도 내·외국인 이용객은 20.6% 늘어난 반면 매출 증가율은 1.6%에 그쳤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요즘 면세업황이 본격 회복되는 게 아니다 보니 따이공 송객수수료가 경쟁적으로 높아지면 그때는 잠깐 매출이 높아졌다가, 송객수수료를 조정(인하)하면 그 과정에 매출이 일시적으로 줄어드는 결과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따이공 송객수수료 조정이 매출 증감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는 취지다.

내국인 이용객·매출 증가는 엔저와 여름휴가로 해외여행 수요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면세업계 일각에선 더딘 회복에 외국인 관광객이 면세점보다 올리브영 등 로드숍을 찾는 등 트렌드가 변화해 내국인 유치를 위한 '입국장 인도장' 확대 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원래 면세점에서 산 면세품은 해외 출국 절차를 마친 뒤 출국장에 있는 면세품 인도장에서 찾는다. 이 경우 여행 내내 이 면세품을 들고 다녀야 하는 불편이 있다. 반면 입국장 인도장을 도입하면 입국 때 면세품을 수령하면 돼 짐 부담을 덜 수 있다.

면세점협회는 지난해 4월부터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면세품 인도장을 시범 운영 중이다. 이를 이용해 본 사람들 반응도 긍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내국인이 면세점 구매를 꺼리는 배경에 고환율도 있지만, 가격이 크게 이득도 아닌데 여행 내내 부피 큰 물건을 들고 다녀야 해 짐이 되는 점도 있다"며 "입국장 인도장이 설치되면 편의가 제고돼 좀 더 구매를 많이 할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이어 "법령으로는 이미 (입국장 인도장 설치를 위한) 조건이 만들어져 있는데, 공항 측과 업계 측의 생각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실제 입국장 인도장 설치를 위한 법적 기반은 마련돼 있다.

관세법 시행령에 따르면 관련 요건을 갖춰 관할 세관장 승인을 받으면 입국장 인도장을 설치, 운영할 수 있다. 세관장 승인을 받기 위해선 공항·항만 등 입국 경로의 시설을 관리하는 중앙행정기관·지방자치단체 또는 법인 동의를 받아야 한다.

smith@news1.kr